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 …
하나님 섭리 이해하고 나라와 민족 위해 간구해야 할 때(히 11:3, 욥 12:23,24)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국민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 그것은 표가 말해 준다. 윤 당선자의 득표율은 48.56%로 이재명 후보(47.83%)보다 0.73%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이후 최소 표(24만7천표) 차이이다. 윤 후보를 지지한 수와 거의 같은 수가 상대편 이 후보를 지지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다. 좋아서 투표한 것이 아니라 뽑을 후보가 없지만 상대 후보는 결코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되기 때문에 상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한 국민이 많았다. 대선 투표 다음 날인 3월 10일 이 자신이 투표한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본 결과 ‘상대 후보가 싫어서’가 이재명 후보를 찍은 이유 1위, 윤석열 후보를 찍은 이유 2위를 차지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은 어느 선거보다 젠더 이슈를 부각시켰고,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작용했다. 선거 막판 2030 여성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집했다.
깜깜이 선거 기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앞선 경향이 있었지만 개표 결과 역대급 최소 표 차이로 좁혀든 것은 젊은 여성들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후원금을 보내며 이해를 구할 정도로 ‘국민의힘 반대’를 위한 투표에 나섰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서 나라를 잘 이끌었으면 하는 긍정표가 아니라 상대 후보가 되는 걸 막기 위한 부정표를 찍는 선거였던 것이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준내전 양상의 선거이기도 했다. ‘대권이냐, 감옥이냐’란 표현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백병전이 벌어졌다. 내가 잘해서 이기겠다는 게 아니라 남을 흠집 내서 이기겠다는 전략이었다. 상대방이 당선되면 “촛불을 들고 보도블록을 깨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탄핵할 수 있다고 한다”라는 얘기까지 오갔을 정도로 진영 동원이 극심했다. 증오와 대결 심리가 선거전을 지배했고, 그만큼 깊은 앙금을 남겼다.
결국 분열의 치유와 국민 통합이 20대 대통령의 최대 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 윤 당선인은 공약이 남녀 갈라치기가 아니었음을 실천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당파와 정치색을 넘어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폭넓게 기용해 정부를 꾸려야 한다. 시대의 요구에 맞춰 승자 독식이 아닌 연합정치의 가능성을 열어줄 선거제 개혁과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제도 개혁에도 나서야 한다. 국민 통합이 실현될 때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
협치의 시대도 열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정책도 펼칠 수 없는 구조다. 윤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뒤 개표 상황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는 일성으로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윤 당선인은 지금 협치와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20대 대선에 나타난 민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첫째, 정권교체이다. 이번 대선은 판 자체가 박빙 승부가 날 구도가 아니었다. 이번 대선의 구도는 처음부터 ‘정권교체’였다. 판 자체가 정부 여당에 불리하고 야당에 훨씬 유리한 구도였다. 이것을 우선 분명히 인식하는 것에 여야의 미래가 달려있다.
처음부터 대선판을 ‘정권교체’ 우세 판으로 만든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었다. 우선 판이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부터 생각해 보자.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550만표가 넘는(557만951표) 역대 최다 표차로 당선됐다. 문 정부는 국민이 만든 ‘촛불 혁명’ 정부임을 자처하며 과거 어느 정부보다 도덕적 흠결이 없음을 내세웠다. 이로써 획득한 공정과 정의로 낡은 적폐를 없앤다는 구실과 명분을 삼았다.
지난 5년 간 적폐청산 구실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법처리 되었다. 집권남용 업무방해 등 작은 꼬투리도 캐내 죄를 씌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낙하산 인사는 적폐”라며 근절을 약속했고, 임기 초에도 “낙하산, 보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라고 밝혔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역대 정부보다 가장 많은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 취임 1년 여 만에 340개 공공기관에 낙하산 365명이 투하됐다.
방송사와 정권 철학 구현이 필요한 곳부터 우선 교체했고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영역까지 ‘캠코더’(문재인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 7개월 만에 KBS 이사는 법인카드로 2500원짜리 김밥을 먹었다고 쫓겨나야 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이상의 임명을 강행한 비율이 문재인정부에서 30.4%로 역대 최다였다.
문 정권은 적폐 청산의 심판자가 되어 자신이 하는 일은 다 옳다는 ‘오만’이 극에 달했다. 오만은 ‘내로남불’로 이어졌다. 조국 전 장관 사태는 문 정부의 ‘내로남불’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정부여당은 권력기관을 ‘개혁’이란 이름으로 수사중인 검사들을 좌천시키고 여당 의석수로 밀어부쳐 새 법을 만들고 관례적이거나 상식적이지 않은 수단들을 총동원했다.
5년 내내 이같은 무리수가 이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이해찬 전 대표가 대놓고 ‘20년 집권설’을 이야기했을 만큼 다시는 정권을 뺐기지 않겠다는 정부여당의 합작품이었다. 그러나 문 정부는 내 사람을 챙기느라 공의와 정의를 잃었고 국민을 무시하고 내 편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민을 이용했다. 탈원전이나 부동산 등의 정책을 이념에 너무 집착해 국민의 반대를 부릅쓰고 밀어부쳤다. 이 결과 정권 말기엔 철통 지지자들을 제외하면 중도층을 포함해 거의 모든 국민이 ‘정권교체’를 제1의 과제로 삼았다.
워낙 컸던 ‘정권교체’ 판을 민주당은 끝내 뒤집지 못했다. ‘정권 교체 10년 주기설’이 깨지고 5년 만에 정권을 내 주어야 했다. 민주당은 근소한 표 차이로 진 것을 강조해선 안된다. 국민의 절반이 지지를 보냈다고 여당을 공격하는 구실로 삼거나 여전히 내로남불 행태를 답습해선 안된다. 이제는 민주당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겸손하게 변해야 한다. 실제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찍은 이유 1위(26%)가 “상대 후보가 싫어서” 였다. 2030 여성들이 이재명 후보에 결집한 이유는 민주당이나 이 후보를 순수하게 지지해서가 아니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찍은 이유 1위(39%)는 ‘정권교체’였고, 그 다음이 “상대 후보가 싫어서”(17%)였다. 상대 후보를 낙선시키는 것보다 더 컸던 정권교체 열망이 승패를 가른 것이다. 민주당은 지지자 수가 아니라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이유에 초점을 맞추고 책임을 통감하고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는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 새 정부에 대한 견제이다. 국민의힘은 정권을 되찾았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국민은 압도적 표차로 지지해 줬던 문재인 정부가 오만에 빠져 극심한 내로남불과 진영 논리로 갈등과 분열을 낳고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는 것에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새 정부에는 압도적 지지를 거두고 “두고 보겠다”라는 견제의 뜻을 보였다. 국민의 뜻을 거스를 경우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적인 신뢰를 보내기에 국민의힘은 아직 부족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선거운동 기간 전략적 미숙함이 상당히 표출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