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더 커질 기후변화로 인한 환란 대비해야 …
하나님 원하시는 가치적 삶 가르칠 교회의 역할 더욱 커져 (마 5:14,15)
메르스 재앙이 한 달 넘게 온 나라를 휩쓰는 동안 감춰진 더 심각한 재앙이 있다. 가뭄이다.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이 지금까지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서울, 경기, 강원, 경북 등 중부권의 강우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55~58%)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아 전국이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고 있다. 강원 지역은 더 심각해 올해 강수량이 예년의 40% 수준에 불과, 124년 만에 최악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농업용수 부족이 심각하다. 국내 최대 소양강담의 저수율이 역대 최저(151.93m) 수준까지 내려갔다. 소양강댐이 이 정도면 곳곳이 가뭄에 타들어 가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미 배추·양파·마늘·감자 등 채소값이 줄줄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최악의 가뭄이 농작물 피해는 물론 물가 상승, 생활용수난, 전력난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서민경제에 전방위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 지역도 심각하다. 북한은 지난해 1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올해는 더 심각해 2년 연속 대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9일 북한의 올해 식량 작황이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아사자가 속출했던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치로 북한에 최악의 식량난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엔이 가뭄으로 인한 기아사태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고, 벨기에 비정부기구 ACAPS는 국가별 위기 상황 평가에서 북한을 특별감시국으로 분류했을 정도다. 북한의 식량 생산이 심각한 상황에 처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왜 한반도에 이같은 가뭄이 닥치고 있는 것일까.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0.74℃ 오른 것 때문에 세계가 기후변화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데, 한반도의 기후변화 진행 속도는 세계 평균의 두배인 약 1.5℃ 상승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 2월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미래는 더욱 침울하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한반도의 온도가 상승한다면 2050년에는 한반도가 지난 100년간 상승했던 온도의 또 두 배가 올라 3도까지 상승한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가뭄과 식량 문제, 살인적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질병 등 우리의 삶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만 아니라 지금 전 세계도 온난화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난 4년 동안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중남미와 아프리카, 호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전세계에서 앞으로 10년 이상 수십년 간 대가뭄이 서서히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엘니뇨까지 더해져 가뭄에 더해 각종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지난달 호주 기상청은 열대 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1997년 이후 최고로 오르고 있다며 ‘슈퍼 엘니뇨’가 시작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실제 최근 태평양의 수온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5주 연속 평년보다 1도 이상 상승했다. 일본 기상청(JMA)은 지난 10일 올해 엘니뇨현상이 겨울까지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 호주 등 태평양 서쪽은 폭염과 가뭄이, 중남미 등 태평양 동쪽은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겨울과 봄에는 이상고온, 여름에는 태풍과 집중호우의 피해를 입게 된다. 엘리뇨의 영향으로 이미 필리핀은 전 국토의 절반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는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에 1천여명이 숨졌다. 태국, 베트남은 계속된 가뭄에 커피 원두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주 등 중남부엔 역대 최고의 폭우가 쏟아져 30여명이 숨지고, 재난지역 지정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엘니뇨의 충격이 이미 지구 곳곳에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으로 세계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엘니뇨 문제로 신흥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세계 경제에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1997~1998년 엘리뇨는 전 세계적인 가뭄을 불러와 농작물 작황에 큰 타격을 입혔고, 세계에 34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와 2만4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국도 2009~2010년 엘니뇨 여파로 2011년 물가상승률이 4%까지 치솟았다. 호주·미국·중국·영국·프랑스·페루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엘니뇨가 2배 이상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점점 더 커져갈 지구온난화의 재앙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첫째, 우선 지구온난화의 최일선에 놓인 한반도의 온난화를 최대한 늦추는 노력이 시급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평균 0.1도 오른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느끼지만 계속되는 가뭄, 신종전염병의 창궐, 5월의 폭염, 서해와 동해상에 열대 어종 출현, 녹조 현상 등 벌써부터 그 여파는 너무 크다.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습도가 낮을 때 활동성이 높아진다. 온난화가 초래한 계속된 가뭄으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메르스가 더 빨리 확산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 세계 7위의 탄소배출국이자 OECD 국가들 가운데 배출량 증가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온난화의 재앙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이달 중 유엔에 제출하기 위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안(INDC)을 지난 11일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대로라면 우리나라가 2009년 국제사회에 공약한 2020년까지 기존 배출전망(BAU) 대비 30%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즉 2030년 감축목표가 2020년 목표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동의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결정된 ‘온실가스 감축량 후퇴 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후퇴한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기후변화 불량국이라는 비난까지 국제사회로부터 받게 생겼다. 전세계 국가들의 감축목표 취합 결과가 지구 온도상승을 2100년까지 ‘섭씨 2도 이하’로 묶으려는 목표에 차질이 예상될 경우 가장 먼저 한국이 추가 감축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감축목표를 수정한다며 녹색기후기금(GCF)까지 유치하고도 고 탄소배출국을 유지한 한국이 2중3중으로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구 온도상승의 2배 빠른 온난화를 겪고 있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자신과 후손과 이 민족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은 최급선무이다.
둘째, 이제는 기후변화의 완화 노력 못지 않게 적응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 이미 대기중에 배출된 온실가스가 심각한 상태고 그 위에 계속 쌓이고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의 증가를 면할 수 없어졌다. 우선 고강도의 에너지 절약 생활화가 필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수단 중 에너지 효율화가 6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전력소비 증가율이 수년 째 1% 대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에너지 소비가 이미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코 앞에 닥친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채 에너지를 소비하며 최고의 호화로움을 찾고 있다. 또한 가뭄이 이상기후가 아닌 일상기후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뭄 대책을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지경에 강수량의 74%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물관리의 후진국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관리 컨트롤타워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에 못지않게 물 절약 생활화가 필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대가뭄에 대비해 가혹할 정도의 절수명령을 내렸다. 도시별로 최대 35%까지 절수량을 정했다. 거리미화용 잔디에 물주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고, 각 가정의 수도꼭지와 화장실 변기까지 규제기준을 강화하고, 식당에선 손님이 주문하기 전에 식수를 내놓지 못하게 하는 등 세밀하고 강력한 절수대책을 시행한다. 우리도 강력한 절수대책과 함께 농지와 생산시설 등의 물 공급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때다. 전 세계적 가뭄과 사막화, 계속되는 인구증가로 날로 높아가는 식량위기에도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2.6%(2012년)에 불과하다. 각종 전용으로 농지면적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먹거리 오염은 날로 치솟는 상황에서 앞으로 식량위기는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시급히 국가 식량안보와 농업 기술 전반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창궐하는 전염병에 대한 방역시스템, 탄소배출국에 대한 무역제제 등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상시화가 가져오는 끝없는 과제에 대한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세째, 물리적 대책 못지않게 가치적 대응이 시급하다. 지구온난화는 성장지상주의와 자본주의, 즉 황금만능주의가 초래한 비극이다. 인류가 유한한 세상의 삶을 전부로 보고 극도의 욕심을 부린 결과다. 여기엔 온실가스 배출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세계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도록 물리적 강제적 제제만이 아니라 가치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탄소 경제를 이루는 것이 세계적 번영을 함께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깨끗한 공기와 건강한 삶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임을 설득해야 한다.
누구보다 종교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가치적 대응의 선두에 나서야 한다. 교회가 세상 욕심을 충족하는 삶이 아니라 하늘에 보화를 쌓아두는 가치적 삶을 가르쳐야 한다.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 6:19~21) 세상이 신으로 삼는 배와 영광을 위한 땅의 일이 아니라 하늘에 목표를 둔 삶의 본질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생명 있는 삶임을 가르쳐야 한다.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빌 3:19,20) 이를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마음을 비우고, 절약을 솔선수범하며 세상을 위한 한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처럼 온갖 환란을 감내하고 세상을 이기는 길이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그러나 오늘날 온난화의 재앙에 나라와 민족의 장래가 위협받고 있음에도 한국교회는 이에 아랑곳 없이 이기적 축복신앙과 개인구원에 몰두해 시대적 정신을 잃고 세상을 향한 종교적 사명을 외면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이 부여한 세상을 향한 사명을 방기한 가장 큰 죄악이다. 교회가 세상을 따라가고 세상보다 앞서서 자원을 소비한다면 날로 위기가 커가는 시대를 선도할 가치적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오늘날 교회가 시대적 역할을 하지 못한 반성을 가장 먼저 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자연을 지키고, 온난화의 재앙을 막고, 마지막 때 세계에 복음전파의 구원의 역할을 하도록 민족과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때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마 5:1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