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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다음세대 ‘SOS’ 를 듣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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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 가운데 44%가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제를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문제를 단순히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세대가 교회에 묻는다. 1.>

교회 청소년 44% 정신·정서적 어려움 경험

교회학교 회복률 성인보다 크게 낮아

신앙교육 넘어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공동체’ 필요

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다음세대의 ‘SOS’를 듣고 있는가
교회 청소년의 정신·정서적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음세대의 고민을 가까이에서 듣고 돌보는 교회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 사진 그래픽=복음신문

주일이면 예배당에 앉아 찬양하고 말씀을 듣는다. 친구들과 웃고 교회학교 활동에도 참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속 사정은 다르다.

최근 공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 가운데 44%가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제를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문제를 단순히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배 회복됐지만 다음세대는 돌아오지 않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2026’ 관련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고음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현장예배 참석 수준을 100으로 놓았을 때 성인예배는 2026년 2월 기준 97%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교회학교는 81% 수준이었다.

성인은 대부분 예배당으로 돌아왔지만 다음세대의 회복 속도는 훨씬 더디다는 것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신앙의 내면화다.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죄 사함이라는 복음에 대해 ‘믿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였다.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사실과 복음에 대한 확신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학교와 교회 사이에서 흔들리는 아이들

아이들이 겪는 또 하나의 문제는 ‘두 개의 세계’다.

교회에서는 성경적 가치관을 배우지만 월요일 학교로 돌아가면 전혀 다른 질문과 가치관을 만난다.

관련 조사에서는 기독 중·고등학생의 59%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교회에서 배운 내용이 서로 모순된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믿음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먼저 선택한다는 응답도 48%였다. ‘신앙과 일상을 나누어 생각한다’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신앙이 교회 안에서는 작동하지만 학교와 친구 관계, 진로와 성적, 연애와 인터넷 문화 속에서는 힘을 잃는 이른바 ‘분리신앙’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힘들다”고 말할 곳이 있는가

그러나 다음세대 문제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자신의 고민을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공동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성적과 진로, 친구 관계, 부모와의 갈등, 외모와 비교, SNS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까지 오늘의 청소년이 감당해야 할 문제는 과거보다 복잡해졌다.

그런데 교회가 아이들에게 “기도하면 된다”,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을 숨길 가능성이 있다.

정신적 어려움과 신앙의 문제를 무조건 동일시해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경우 전문 상담과 의료적 도움으로 연결하는 것 역시 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이다.

프로그램보다 ‘한 사람’이 중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교회학교 만족도에 교역자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 교회에 만족하는 이유 가운데 ‘친구’에 이어 목사·전도사 등 사역자가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교회에 불만족하는 이유에서도 사역자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다음세대를 붙잡는 것은 화려한 시설이나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자신을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한 사람일 수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학교생활은 괜찮니?”

“힘든 일은 없니?”

이 짧은 질문이 한 청소년에게는 교회를 떠나느냐 남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다음세대 사역의 질문을 바꿀 때

그동안 한국교회는 “어떻게 하면 청소년을 교회로 데려올 것인가”를 고민해왔다.

이제 질문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

“교회에 와 있는 아이들이 실제로 행복한가.”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교회에서 말할 수 있는가.”

“교회에서 배운 복음이 월요일 학교생활에서도 작동하고 있는가.”

다음세대 위기는 단순한 출석률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마음과 신앙과 삶이 서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다.

예수께서는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막 10:14).

오늘 한국교회에 이 말씀은 아이들을 예배당으로 데려오라는 요청을 넘어, 그들의 아픔과 질문까지 교회 안으로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으라는 요청으로 들린다.

다음세대를 살리는 교회는 아이들이 많은 교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아이가 힘들 때 “교회에 가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교회.

어쩌면 한국교회 다음세대 회복은 바로 그곳에서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

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다음세대의 ‘SOS’를 듣고 있는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회 출석 중·고생의 44%가 최근 2개월 사이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다음세대의 마음을 듣고 돌보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 사진 목회데이터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