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규범 세우는 것 급선무 …
섬김의 자세 본이 되신 예수님께 배워야(벧전 5:2,3, 단 2:21,22, 마 20:25-28)
그렇다면 무엇이 해법일까.
첫째, 부족한 사법 독립 보장 제도를 한시바삐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민주화 이후 정치권은 사법부 독립을 존중해 왔고 정치적 자제를 통해 사법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입법을 시도한 전례는 없었다. 그동안은 사법 독립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정치권 스스로 절제한 까닭이 크지만 극한 권력쟁탈전이 벌어지는 지금은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면서 민주적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정을 했다고 현직 대법원장을 청문회에 세우고 탄핵을 추진한다. 법치로 유무죄를 가리려 하지 않고 기소한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장 교체를 요구한다. 지금의 민주당의 분위기 대로라면 앞으로 검찰과 법원은 민주당과 관련한 기소도 못 하고, 유죄판결도 못 할 것이다.
민주당이 입법권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사법부를 압박하면 법치는 허울 뿐이고 법원과 검찰이 국민은 보지 않고 권력의 눈치만 살피는 독재화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헌법 개정을 비롯 사법독립 보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한시바삐 마련해야 한다. 만약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사법부 독립을 담보하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지 못한 채 권위형 정권이 들어서면 어렵사리 일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퇴보할 수밖에 없다.
둘째, 입법 만능주의에 대한 견제장치가 한시바삐 마련돼야 한다. 다수 의석을 무기로 협의와 소통 없이 일방으로 밀어붙이는 지금 민주당의 태도는 집권 시 독재로 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입법권력에 이어 행정권력까지 거부권 없는 다수의 폭주는 그 자체로 위험성을 내포한다. 그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재명 전 대표 모두 제왕적인 모습으로 개인권력 중심의 정당을 만들어왔다. 한국 정치에서 정당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보다는 권력의 맹종을 우선해왔다. 다양성과 역동성의 당내 민주주의의 파괴로 정당의 실패를 부르고 정당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사회를 만들었다. 유권자 10명 중 9명(88%)은 정당 활동에 불만족하고(명지대, 한국리서치, 2021), 10명 중 6명 이상은 “현재의 정당체제로 민주주의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당 불신의 이유로 응답자의 71%가 한국 정당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국 지금 같은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입법부로서 독립적 역할과 견제 기능의 상실을 초래했다. 결국 지금 같은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입법부로서 독립적 역할과 견제 기능의 상실을 초래했다.
정당, 정치, 권력의 연쇄 실패는 한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사익 추구와 권력 지향을 위한 이전투구에서 되돌아서서 다시금 정치적 책임성과 민주적 규범을 찾아야만 한다. 정당은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한 권력 견제의 제도화가 요구된다. 권력은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는 기본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를 견고하고 성숙한 민주주의로 만드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을 위한 입법권을 개인 방탄을 위해 사용하고,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개헌안까지 우려스런 부분이 많다.
셋째, 시대의 과제 개헌을 하되 지금의 분위기 대로 개헌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헌법 개정안은 지금 통제 장치 없는 의회 권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감사원은 국회 소속으로 이관해 독립성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국회의 결산 및 회계 감사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현재 행정부 소속이다. 이 후보는 또 국무총리의 국회 추천제를 들고나왔다. “국회 추천을 받아야만 국무총리를 임명할 수 있게 하자”고 하고, “공수처, 검찰청, 경찰청과 같이 중립성이 필수적인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중립적 기관장을 임명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도 제안했다. 감사원 국회 이관, 공수처·검찰·경찰·방통위·국가인권위 수장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 등 입법부 권한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제왕적 의회’ 기능과 역할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고는 극히 위험하다. 지금도 통제 장치가 없어 문제인데, 지금보다 더 국회 권력을 비대화하는 것은 다수당의 폭주를 보장하는 것이다. 헌법의 가치를 무시하는 입법 만능주의가 팽배한 지금, 개인권력 중심의 다수당을 손에 넣은 대통령으로 법의 형식을 빌린 독재의 길을 여는 것이다.
이 후보 개헌안은 국회 권력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국회의원 불체포·면책특권 폐지는 제외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내놓은 개헌안에도 국회 권한 남용과 관련한 견제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만약 이런 식의 당파적 이해에 의해 개헌을 한다면 안하니만 못하다. 법조계는 “87년 체제가 역사적 소명을 다했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개헌의 필요성이 충분하다”면서도 “특정 정파에 유리한 내용으로 흘러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바이마르 헌법이 인류 역사상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았지만 바로 그 헌법 아래 1933년 히틀러 정권이 수권법을 통해 입법권을 장악하고 전체주의 체제를 구축하여 제2차 세계대전으로 나가게 되었다.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적 합치가 없다면, 지금처럼 권력분립과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국민의 경각심이 없다면 독재는 언제든 그 틈을 타고 자라날 것이다. 근대 민주주의를 싹틔우고 키워온 원리는 ‘다수의 폭정’’을 막는 권력분립의 확립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다수의 폭정’을 용인하는 민주주의의 사악함이 선출된 권력을 무기삼아 전에 없던 혹세무민의 더 악독한 독재의 길을 열고 있다.
성경은 맡은 자들의 주장과 사익, 즉 ‘더러운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의 본이 되게 공공의 선을 위해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더러운 이득을 위하여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2,3)”
정권을 맡은 자의 지혜와 능력이 왕들을 폐하기도, 세우기도 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명심하고 권력을 은밀한 사익 추구가 아닌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공명정대하게 사용돼야 한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단 2:21,22)” 이를 위해 예수님은 권세자의 덕목으로 겸손과 희생, 즉 섬김의 자세를 말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로 치면 권력의 제어와 통제를 가능케 하는 민주적 규범의 확립과 일맥상통한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5-28)”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허점을 파고 드는 선출 독재의 위기에 처한 시대에 ‘다수의 폭정’이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권력 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고 통제 받는 권력으로서 민주적 규범을 확립하는 것만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급선무가 되었다.
자기의 목숨을 내어주시기까지 만인을 위한 섬김의 자세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이 더욱 사무치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