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제 최소화하는데 여, 야 국민 화합해 민족 협력의 모델 만드는 기회 삼아야
정부가 백년대계로 규정하고 총력을 다해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작업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 표결로 최종 폐기됐다. ‘국토 균형발전’과 ‘국정 비효율’이란 대명제가 충돌하며 국가 최대의 현안이 됐던 세종시 수정안 문제는 결과적으로 ‘국토 균형발전’쪽으로 일단락됐다.
정부는 그동안 ‘수도 분할과 행정 비효율이 불러올 국가 경쟁력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원안에 부족한 자족기능을 대폭 보완해 ‘원안보다 나은 수정안’이라는 확신을 갖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과반수 국회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이으로 법안 통과에 실패한 첫 사례가 되고 말았다.
대통령과 국회는 서울에 있고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150km 떨어진 세종시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서울에 상주할 가능성이 크고, 공무원들은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 뻔했기 때문이다.
혈세 수십조원을 들여 토지를 조성하고, 행정타운을 짓지만 기업과 대학들에 대한 유인책이 부족한 것도 문제여서 자족기능을 갖추는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우여곡절과 시간을 들여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도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에 올인한 이유가 됐다.
한곳에 모여 있어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유기적 조직중에 행정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대해 국가적 대응과 리더쉽을 발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
정부 청사가 들어선 과천시의 역사는 세종시의 앞날을 보여준다. 현재 세종로에는 10개 부처가 그리고 과천에는 7개 부처가 있다.세종로와 과천은 그리 멀지 않지만,그 작은 거리는 큰 비용과 비효율을 강요한다.그런 증거들 가운데 하나는 과천 부처마다 세종로 부근에 따로 둔 사무실이다.
과천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먼 세종시로 옮겨갔을 경우,지리적 거리가 강요할 비용은 당연히 클 것이다.
반면에 정부 청사의 이전에 따른 경제적 혜택은 나오지 않았다. 청사의 공무원들은 서울 도심에서 살고 소비해서,과천엔 상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원안대로 갈 경우 세종시는 평일 밤이나 주말만 되면 유령 도시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소통 능력의 한계와 세종시 안의 태생부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치의 싹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오늘날 세종시 논란의 책임에서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다. 벌써부터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되면서 다른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 플러스 알파 논란이다.
여당은 세종시에 건설하려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야당은 새 수정법안을 제출하는 등 ‘원안 플러스 알파’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α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각 지자체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쟁이 시작되고, 세종시에 입주계획을 세웠던 기업쟁탈전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타협 없는 무한 투쟁과 무한 갈등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대화가 없는 양 진영은 같은 나라 국민이면서도 전혀 다른 나라 사람들 같다.
우리사회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가치관, 그리고 그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현상이 앞으로 세종시 논란보다 더 큰 국가혼란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모두들 혁명이라도 해야 할 것처럼 야단이다.
19세기 초 유럽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정권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전쟁을 일삼았다. 흉년에도 농민의 생활은 지주들의 횡포에 더이상 견디기 힘들었다.
유럽혁명은 근대화의 디딤돌을 놓았지만, 반면 투쟁과 쟁취의 새 이데올로기를 낳았다. 19세기의 환경에서 나온 혁명 이데올로기가 아직 가장 뚜렷이 살아있는 나라가 이데올로기에 의해 양분된 분단의나라 한국이다. 이 극한 대립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진정한 통합된 한 나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사실상 수도 분할은 피하기 힘든 현실이 됐다. 우리는 새로운 시각에서 현재의 국가 최대 현안을 바라보고 풀어가야 한다.
첫째, 새로운 시각에 서야 한다. 이 대통령은 백년대계의 확신과 결단으로 세종시 수정작업을 추진해왔지만, 더이상 국론이 분열되어선 안 된다는 판단으로 국회표결을 결단했다. 국회 표결결과를 존중한다고도 했다. 대통령이 이만큼 국민 화합을 위해 스스로의 확신을 내려놓았으면, 야당은 그의 통큰 결단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옳다. 남에겐 소통하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투쟁과 쟁취를 정책 실현의 유일한 방법으로 삼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둘째, 이제는 현안으로 닥친 수도분할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여야와 국민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 방법을 모색하다 보면 이 기회가 국민화합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행정도시와 수도서울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 가장 크다. 현재 신도시 개발 등으로 경부고속도로는 만성적인 정체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10년 후엔 경부고속도로가 16차로로 확대되야 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다. 서울과 세종시를 직접 잇는 제2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 이 기회에 미봉책이 아닌 통일후까지 바라볼 큰 고속도로를 마련해야 한다.
세째, 양 진영이 서로 협력해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의 장점을 모두 살려야 한다.
원안은 9부 2처 2청을 옮기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다 옮기도록 되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선정을 해서 고시를 통해 이전하도록 돼있다.
원안을 살리되 세종시 수정안의 핵심이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세종시에 건설하는 대신 정부부처가 다 이전할 경우 행정공백과 비효율을 막을 수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으므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지원할 교육과학부를 중심으로 몇개 부처만 축소 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세종시가 협력의 모델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므로써 지역과 진영에 갇힌 사고를 걷어내는 계기를 만드는 민족의 효자 도시가 되어야 한다.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약 3:17)
하나님은 시련을 통해 극복하기를 원하시고, 극복후에 보다 더 좋은 선물을 주기를 원하신다.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시 10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