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한국 주도적 역할 확보 …
엄중한 안보 현실과 숱한 외교 과제 헤쳐가려면 더욱 구국기도 매진할 때(삼하 22:29, 30)
북핵과 동북아 위기가 확대되는 오늘날 한미동맹관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진보진영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비롯해 전통적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은 물론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송환된 뒤 사망한 웜비어 사건까지 더해져 미국의 북한에 대한 반감이 극도에 다다랐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남북대화 의지를 계속 표명해 오는 등 북한에 대한 양국 정상의 입장 차이가 대비되었다. 따라서 양국 정상의 첫 만남에서부터 불협화음이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내외의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미정상회담은 대성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협상가로서의 능력이 국제무대에서, 특히 한국에 가장 중요한 국가인 미국과의 첫 정상외교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한국이 북한 문제의 운전석에 앉게 되었다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 위치를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고 명시했다. 또한 대북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여건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과 함께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조치들도 취해나간다는 북핵 해법의 큰 틀에 합의했다. 이의 지속적 관철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고위급 외교·안보 협의체 활성화에 합의한 점도 중요한 성과다.
공동성명에는 “양 정상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평화·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동맹 현안 관련 공조 강화를 위해 외교·국방 당국으로 하여금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및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개최를 정례화하고, 이를 통해 모든 국가 역량을 활용하여 확장억제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향후 북한문제 공조는 물론 한미동맹의 강화와 직결되는 방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 여론의 우호적 분위기 형성에도 전방위적으로 공을 들였고, 이 또한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미국 조야의 우려는 문 대통령의 새 정부가 미국보다 중국이나 북한에 기운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는데 문 대통령은 이 또한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미 의회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를 번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했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지금은 쉽게 할 수 없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못 박았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는 미국”이라며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로 방미 일정을 시작하므써 한미의 혈맹관계를 강조했다. 흥남철수작전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난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미군의 업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축사를 듣고 있던 노병들은 눈물을 흘렸고, 미 해병대는 문 대통령의 참배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감성적 메시지와 행보가 한미 양국이 단순한 양자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미국 전역에 보여 줌으로써 한미동맹의 재확인과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보수 정권과 차이가 없는 대미·대북 인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지지 기반과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므로 국내의 대북 정책 추진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선 후보 시절엔 진보진영의 표를 의식한 발언을 했더라도 국가 명운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한국이 처한 대내외 여건을 직시하고 국익을 위해 현실적인 정책 노선을 걷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럴수록 막다른 골목에서 부르짖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성도들의 구국기도가 응답되고 있다는 믿음을 우리가 잃지 않아야 할 때다.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대상 4:10) 또한 하나님께서 새 대통령에게 지혜로 함께 하시기를 더욱 기도해야 할 때다. “온 세상 사람들이 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마음에 주신 지혜를 들으며 그의 얼굴을 보기 원하여”(왕상 10:24)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코리아 패싱’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국제외교무대에서 주권국가로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인해 급박하게 돌아가던 한반도 안보위기와 이에 편승한 강대국들의 금도를 벗어난 횡포에도 속수무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주요국에 광범위 특사를 파견한 데 이어 앞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EU 등 세계 주요국과의 회담을 이끌어냄으로서 한반도 문제의 주인의 위상을 찾았다. 그 첫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외교의 방향을 설정한 가장 중요한 성공이다.
그러나 양국 외교에서, 특히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에서 일방의 성공은 있을 수 없다. 배타적 민족주의를 앞세워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강대국들과의 힘겨운 외교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여기에 북한은 이미 완성단계에 와있는 핵과 미사일은 결코 버릴 수 없다는 선언적 도발을 멈추지 않고, 지난 5월 발사한 한국 전역을 타격 범위에 두는 북극성2형 미사일은 실전배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중한 한반도 안보 현실이 확대되고, 숱한 난제를 앞에 둔 한국 외교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공동의 큰 틀의 가닥을 잡은 것은 큰 성과이지만 지나친 기대나 남북대화를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
앞으로 산적한 험난한 과제에 하나님이 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할 때이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 여호와께서 나의 어둠을 밝히시리이다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진으로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벽을 뛰어 넘나이다(삼하 22:29, 30)”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이 아무리 성공적이라고 해도 동시에 남은 과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철저한 대비가 급선무이다.
남은 첫째 과제는 한미의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 FTA 재협상을 비롯한 통상 압력 증대 가능성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안보 문제에선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도 자국의 경제적 실리를 챙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둘째는 한미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개의치 않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발이 계속되는 한 한반도 문제는 악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이다. 김정은 체제의 핵 집착과 돌발성을 감안하면 한미가 합의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한계가 있고, 대화 전략의 실패 시 부담만 떠안게 될 수도 있다.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론까지 거론했던 미국의 강경 입장은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될 여지가 충분한 만큼 한반도 안보 불안정성 해소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시급히 필요하다. 우선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위한 구제적인 실행계획, 즉 북한을 핵동결, 비핵화 수순으로 끌어내기 위한 북핵 로드맵과 북한의 돌발적 행동에 따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는 양국이 가동하기로 합의한 고위급 전략협의체의 숙제로 남았다.
또한 여전히 불안정한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서 전작권 조기 환수에 양국 정상이 동의한 부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전작권 환수에 걸 맞는 자주국방을 위한 방위비 예산 증액과 주한 미군의 역할과 병력 규모에 대한 재조정 문제 등 양국 군의 변화도 큰 숙제로 남는다.
셋째는 미국과 경쟁관계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숙제로 남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사드 배치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중국의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협력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절대적인 상황이다.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한중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해법은 중국을 동북아경제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우선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풀어가야 할 이 세 과제에 대해 하나하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짚어가기로 하자.
첫째, 미국의 경제적 실리 추구와 통상 압박에 대한 한국의 대응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크게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언론발표에서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강한 어조로 거론했다. 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동맹국보다 한국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주한미군 토지 공여로 동맹에 기여하고 있으며, 미국 수입 무기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방위비 문제는 무역 불균형에 대한 압박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문제가 되더라도 형평의 원칙 상 한국에 감당 못할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
우려하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는 더 강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우리는 (무역적자) 지속을 허락할 수 없다”고 기선제압을 시도한 데 이어 공동선언문 발표에 앞서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도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는 등 재협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합의 외 발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팩트 체크’에서도 한국이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측은 대한 무역적자 규모가 50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측에선 ”아니다. 288억달러로 2015년 정점에 오른 후 계속 줄고 있다”고 반박해, 미측이 “팩트를 확인하겠다”며 물러서야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면서 양측 실무진이 한·미 FTA 시행 이후에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조사·평가할 것을 제의했다. 대신 우리 정부는 미국 천연자원 수입 등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은 적극 수용했다.
셰일가스,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 에너지 자원을 적극 수출하고 싶어 하는 미국 입장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및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가 절실한 우리나라 이해관계가 ‘뉴 트레이드 딜’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결국 미 측은 FTA 재협상 등 강력한 통상압력에 대해 FTA 이행 효과 등 사실을 기반으로 한 한국 측 방어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공동성명에도 담기지 않았고, 앞으로 재협상을 하더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반대급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손해 보는 재협상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