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제국주의 부활과 다극체제 불안정 확대 …
성경은 마지막 때 전쟁 양상 예언해 (마 24:6~8, 계 6:4, 단 11:40)
지난 3월 4일, 인도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한뒤 돌아오던 이란 호위함이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국제해역에서 미국 어뢰에 의해 순식간에 침몰했다. 탑승 인원 180명 중 148명(사망자 104명)이 실종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만에 미국의 첫 어뢰 공격이었다. 전쟁 중이라도 억울한 희생이 없어야 하는 것이지만 통하지 않았다.
며칠 전인 2월 28일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미사일 수백발과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 전역을 공습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정권 핵심 인사를 대거 사살했고 이란 핵 시설과 관련 인프라, 지휘소, 기지, 비행장 등 수백개 군 시설을 타격했다. 이날 한 여자초등학교가 미사일에 피격돼 최소 175명이 숨지기도 했다. 미국의 공격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2월 6일부터 미국 이란 간 핵 협상이 시작됐고 2월 25일 이란 외무장관은 “역사적인 합의가 손에 닿을 거리에 있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공습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6년 2월 27일, 오만의 외무장관은 “돌파구”가 마련되었으며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더 이상 비축하지 않고 국제 원자력 기구(IAEA)의 완전한 사찰을 받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란이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사실과 다를수 있지만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 중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은 협상 중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일방적으로 전쟁을 개시했다. 전쟁 개시 40일만인 지난달 8일 휴전이 시작됐지만 긴장은 여전하고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이란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다.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넣는 여러 구조적 충격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충격이다. 이란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함께 유가 급등 및 공급 불안정이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를 동시에 유발한다. 둘째는 세계 안보에 결정적인 중동 정세의 연쇄 불안정이다. 대 이란 전쟁은 한 국가와의 전쟁이 아니다. 이란은 중동 지역 내 무장세력, 정치세력과 연계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국 이란 충돌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으로 확산되는 다층적 갈등 구조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세계 금융·무역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달러 중심 금융 질서에 대한 도전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결제 시스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 질서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네째는 세계 국가들의 사회 구조에 파급되는 부정적 영향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결국 각국 내부로 전이된다. 물가 상승, 실질 임금 하락, 노동 불안정 증가 등 사회적 비용의 확대가 사회 불안을 키운다.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불안과 사회 갈등을 촉발한다는 얘기이다.
인류가 그동안 이룩한 소위, 체제, 질서, 문명, 역사의 발전이라고 믿었던 시스템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오늘날의 세계가 경험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미국이 그 중심에 있다. 이제 더이상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 역할을 하던 나라가 아니다. 냉전 이후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임해왔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이 역할이 외부 질서 유지에서 내부 통제와 자국 중심 질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시민 감시, 정찰 및 ISR 강화,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통제, 국경 통제 강화, 산업 정책의 국가 개입 확대 등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국가 성격의 변화를 시사한다. 이 영향으로 미국 사회 내부의 분열도 심화되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 계층 격차, 인종 갈등은 국가의 통합력을 약화시키고, 이는 다시 강한 통제와 권력 집중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즉, 내부 불안 → 통제 강화 → 자유 축소 → 추가 갈등이라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경쟁국을 배제하는 도구가 되고, 내부적으로는 사회 통제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과거 ‘자유시장과 개방’을 강조하던 미국이 이제는 선택적 개방과 전략적 봉쇄를 병행하는 모습은, 전제국가적 성격이 외부와 내부 모두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이 더 이상 ‘규범을 수출하는 국가’가 아니라 ‘질서를 강제하는 국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국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통제적 질서로 이동할수록, 기존의 다자 협력 구조는 약화되고 각국은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는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위기를 더 장기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경제, 기술, 안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경쟁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결과 등장하는 것이 바로 다극체제다.
다극체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권력이 분산된 안정 구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규칙이나 질서의 조정자가 없는 상태에서 여러 강대국이 동시에 경쟁하는 ‘불안정 균형’ 상태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그리고 지역 강국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협력보다는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자국 이익을 위한 국가 집단끼리 블록화되는 양상은 지구촌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도 힘들다.
특히 위험한 지점은 ‘회색지대 갈등’의 확대다. 전면전 대신 경제 제재, 기술 차단, 사이버 공격, 정보전 등 비군사적 수단이 지속적으로 사용되며 긴장을 높인다. 이러한 갈등은 명확한 시작과 끝이 없고, 상시적으로 누적되면서 어느 순간 큰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극체제에서는 지역 분쟁이나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율할 중심이 부재하며 위기 관리 메커니즘이 약한 상황이 된다. 이는 금융 위기,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등 다양한 리스크가 동시에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결국 지금 세계는 19~20세기 제국주의와 닮아 있으면서도, 그보다 더 위험한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당시 제국주의는 군사력과 식민지 확장을 통해 힘의 질서를 구축했지만, 동시에 열강 간의 최소한의 규칙과 균형, 그리고 충돌을 관리하는 장치가 존재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무력과 규범이 동시에 약화된 상태에서 힘만 남는 ‘무규칙 경쟁’, 즉 약육강식의 질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 지금 드러나는 21세기형 양육강식의 세계 현상은 우선 ‘힘의 사용 방식’이 다르다.
과거에는 전쟁이 명확한 형태로 발생했다면, 지금은 전쟁과 평화의 경계가 흐려졌다. 군사 충돌은 물론이고 경제 제재, 기술 차단, 금융 압박, 사이버 공격, 정보 조작까지 모두가 전쟁 수단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이러한 수단들이 국제법이나 기존 규범으로 충분히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쟁은 상시화되었지만 책임은 사라진 상태가 된 것이다.
두번째로, 국제 규범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도 강대국 중심의 질서였지만, 최소한의 외교 규칙과 협상 구조는 유지되었다. 반면 오늘날은 다자 협력 체계가 약화되고, 각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규칙 자체를 선택적으로 적용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권위는 떨어지고, 합의는 쉽게 깨지며, 약속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 결과 세계는 규칙이 아니라 힘의 크기로 결정되는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번째로, 경제 영역에서도 약육강식 구조는 더욱 노골적으로 나타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