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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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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식량 위기 오고 있다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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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식량 안보 전무한 실정 …

스스로 ‘생명의 떡’ 되신 예수님, 식량의 중요성과 나눔 강조(요 6:9, 6:48, 마 14:13-21)

세계 식량 가격이 전년 대비 40%나 폭등했다. 식량 가격은 지난 1년 12개월 동안 매월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5월의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9.7% 오른 127.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식량의 주축인 전 세계의 곡물 비축량도 더욱 줄어들고 있다.

국제곡물위원회(IGC)는 2021~22시즌 곡물 재고가 7년 만에 최저치(5억9500만 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식량가격 상승이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리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어 코로나19와 부동산 문제로 힘든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의 걱정이 더욱 커가고 있다.

특히 앞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곡물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마스크나 공산품처럼 즉시 공급을 확대하거나 수요를 줄일 수 없다. 식료품 값이 두 배가 되었다고 음식을 절반만 먹을 수도 없다. 농식품은 세계 인구가 먹고 사는 삶의 가장 기초적인 재화이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교역품이다. 따라서 식량 수급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 발생하면, 바로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사회가 불안해진다. 식량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면 폭동이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고,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식량 위기는 가장 심각한 국제 문제이다. 실제로 소련을 붕괴시킨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국제사회의 식량 봉쇄였다. 1700만t의 밀과 옥수수 공급이 막히는 바람에 결국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말았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도 식료품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붕괴 직전까지 갔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도 같다. 노벨위원회는 “굶주림을 전쟁과 갈등의 무기로 활용하는 것을 세계식량계획이 막음으로써 분쟁 지역에서 평화의 조건을 창출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상상도 할 수 없이 많은 지역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식량은 생존 환경이 악화되는 앞으로 얼마든지 무기화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심각해지던 지난해 2~4월에 식량 수출국들이 자국의 곡물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 그 방증이다.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 카자흐스탄이 자국에서 생산한 콩의 수출을 막았고, 6월부턴 밀·옥수수·보리·호밀 수출을 제한했다. 1위 쌀 수출국 인도와 3위 베트남은 쌀 수출을 금지했다. 우리가 미국, 호주에 이어 세번째 많은 양의 밀을 수입하는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4~5월 메밀·밀·호밀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다시 그해 8월부터 현재까지 밀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곡물 수출제한으로 국경을 봉쇄한 국가는 28개국에 달했다. 다시 해제되긴 했지만, 이번 사태가 시사하는 것은 크다. 자기 나라의 식량 사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발생하면 식량 수출국은 언제든지 수출 규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7~2008년에도 전 세계가 이 같은 일을 경험한 바가 있다. 이상기후 등으로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주요 식량 수출국이 수출을 규제했고, 여기에 국제 투기자본까지 개입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그 결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났다.

앞으로는 더 심각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위기감도 계속 고조되고 또 강조되고 있다.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자주 거론된다는 것은 식량 안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자국의 식량 공급망 유지와 식량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안정적인 먹거리는 제2의 국방과 다름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곡물 부족으로 홍역을 치른 주요국들은 공공비축 물량을 늘리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주요 식량의 9개월분 이상을 확보했다. 쌀을 전량 수입하는 싱가포르는 비축 물량을 두 배로 늘렸다. 일본은 밀 2~3개월분과 사료곡물 2개월분을 상시 비축하는 식량위기 대응 매뉴얼을 법제화했다. 일본 종합상사들도 세계를 누비며 곡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식량은 안보와 직결된다. 과거 전쟁에서 지고 이기는 것이 식량 보급에 있었다. 식량(Food)은 무기(Fire)·연료(Fuel)와 함께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3F’로 불린다. 식량이 무기로 변할 때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치명타를 입는다. 미·중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도 확산되면서 자유무역을 통한 식량안보가 갈수록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식량 안보 차원의 자급률 제고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식량 위기 시 가장 취약한 국가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45.8%에 불과하다. 지난 1980년 69.6%에 달했던 식량자급률이 20년 만에 23.8%나 줄었다. 현재 우리 국민이 소비하는 식량의 절반 이상은 수입산인 것이다. 특히 식량 중 곡물은 70% 이상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19년 기준 29.6%에 불과하다. 사료용까지 하면 곡물자급률은 21% 미만으로 떨어진다. 그나마 자급률이 2019년 92.1%인 쌀이 있어 이정도이다. 실은 쌀도 계속되는 개발로 인한 농경지 축소로 2016년 104.7%이던 자급률이 3년 만에 92.1%로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쌀을 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10.1%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이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밀 자급률은 1.2%에 불과하다. 사료용까지 더하면 밀, 옥수수 등의 자급률은 0.7%에 불과하다. 심각해도 이만저만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

다른 나라의 곡물자급률(2018년 기준)과 비교하면, 호주 289%, 캐나다 177.8%, 프랑스 168%, 미국 133% 등 선진국들은 먹고도 남는다. 그 많은 인구를 가진 중국도 100%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는 최하위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1천600만t 이상을 외국으로부터 사들여와야 하는 세계 5대 식량수입국이다. 온난화, 기상이변, 전염병, 사막화 등으로 세계적인 식량 생산량 감소가 계속되어 각국이 식량 수출을 제한할 경우 우리나라는 빈사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식량 안보에 ‘무대책’이나 다름 없다.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식량안보’ 예산이다. 올해 정부의 식량안보 예산은 179억원이다. 이것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밀 자급률을 9.9%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179억으로는 밀 목표 하나조차 언감생심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2030년까지 밀 자급률을 10%로,늘리겠다”고 수정했다. 직접 정한 목표를 바꾸고 식량안보도 다음 정부에 넘긴 것이다.

식량자급을 늘리고 싶어도 계속 줄어드는 경지면적과 농촌고령화가 문제다. 2012년 172만9982㏊였던 경지면적은 2020년 156만4797㏊로 줄었다. 불과 8년 만에 농지의 10% 가량이 사라진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던 유구한 한국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