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상황 전쟁가능성 배제 못해 …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 우리의 믿을 곳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깨달아야 할 때 (대하 20:15)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훨씬 더 내기로 합의했다”고 못 박으며 이를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방위비와 관련한 공식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작하지도 않은 협상에 더 내기로 합의했다는 일방적인 선언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안하무인 이상이다. 9일엔 한 재선 모금행사에서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내며 문 대통령의 굴복을 비꼬기까지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한 일을 자랑하며 “뉴욕 브루클린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 시절 부동산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임대료를 수금하러 다닌 때를 빗대어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거친 협상에 어떻게 굴복했는지를 묘사하며 문 대통령의 억양까지 흉내 냈다고 한다.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한 국가의 원수에게도 이렇게 대할 수는 없다.
더욱이 혈맹으로 불려온 한미동맹이 이렇게 무가치해본 적도 없다. 우리 문 정부는 그동안 북한 비위 맞추기에 올인하며 동맹 미국의 입장과 견해 차이를 노출해 왔었다. 결국엔 지금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하게 추구하는 정책이라고 미 국무부가 8일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분담금 증액 발언과 트위터 글에 대해 “대통령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하게 해온 이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방위적이고 노골적인 분담금 인상 압박이 잇따라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이 요구했다는 분담금 액수는 귀를 의심할 정도다. 청와대가 부인했지만 지난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했을 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48억달러(약 5조8000억 원)의 분담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의 분담금으로 지금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1조389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5배가 넘는 증액을 요구한 셈이 된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이 맡아온 주한미군 인건비와 한미연합훈련 비용, 전략자산 전개 비용,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안보 비용까지 포함해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과도한 증액은 상식에 어긋날 뿐 아니라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거래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무시한 채 사실과 다른 발언을 무책임하게 던지며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은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동맹은 서로의 이익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무시한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을 기저에서부터 흔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겨냥해 개발도상국 지위포기를 종용하고 나섰다. 농업 분야에서 더 이상 개발도상국가의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를 위한 군대를 파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 특히 트럼프의 역할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기가 쉽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갈등의 파고까지 높아지는 상황에 미국의 ‘안보청구서’는 한국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가 이웃 일본이나 중국보다 가장 믿었던 나라가 전통적 우방이자 혈맹인 미국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동맹의 무게를 돈으로 환산해 받으려 하고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 결정도 동맹의 가치나 동북아 지역의 전쟁억지 역할에는 관심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이다.
한국에는 방위비 분담금 압박 강도를 높이고 이젠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전락한 한·미 군사훈련에마저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는 딴판의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올린 트위터에 북한 비판 메시지는 하나도 없이 외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을 올렸다. 북한이 ‘판문점 회동’ 이후 다섯 번째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전날 김정은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김정은의 친서는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며 마치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인상까지 풍겼다. 사실상 미사일 도발에 대한 면죄부를 줬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한미 연합훈련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친서에 “김정은 위원장이 워게임(한미 연합훈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다고도 밝히면서 “나도 (한미 연합훈련이) 결코 마음에 든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엔 날을 세우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두고는 “매우 친절하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히 도발로 규정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미사일”이라며 “미국을 위협하는 게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저 “(미국 본토를 타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기에 김정은이 약속을 위반한 건 아니다”라고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이 자국의 안전과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동맹의 가치가 허물어지고 이 틈에 중국과 러시아가 경계선을 넘고 있다. 동북아지역 안보가 위협을 받아도 동맹 미국은 모르쇠하고 한국 홀대는 더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미국에 친서외교로 미국을 안심시키면서 도발을 한국 맞춤형으로 하고 있다. 북한은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 개시를 하루 앞둔 10일 단거리 신형 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면서 한국을 향해 마음껏 조롱을 퍼부었다. 북한은 외교부 국장 명의 담화에서 ‘겁먹은 개’,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라는 원색적인 용어로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군사연습을 걷어치우든지, 그럴싸한 해명이라도 하기 전엔 북남접촉 자체가 어렵다”며 남북 대화를 일종의 시혜로 여기는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의 종전 선언”을 언급했지만, 북한은 7월 25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신형 단거리 무기 3종을 6차례 시험발사하면서 KAMD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미사일 3종 체계의 시험을 완료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평가되는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을 시험했다. 이들 신형 무기 3종은 모두 남한전역이 타격권이다. 이제는 신형 방사포조차 사거리 450km로 시험발사한 황해남도에서 발사시 우리나라 전역이 사정권이라는 얘기이다. 북한은 전쟁 시 핵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섞어쏘기하면서 한미의 방어능력을 무력화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굿모닝 미사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어도 문 대통령은 북한이 6차례 발사체 도발을 해온 동안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지 않고 침묵만 지키고 있다. 이러니 북한은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라며 노골적으로 조롱한다. 한국 정부를 이처럼 능멸하다시피 한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친서를 보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라는 고리로 한국과 미국을 갈라치기 하면서 ‘통미봉남’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북한의 의도는 미국의 시야를 북핵 협상의 순풍과 기대감으로 돌려놓고, 실제로는 단거리 발사체 시험을 계속하면서 핵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다.
핵능력 고도화란 한마디로 핵무력화, 즉 핵전쟁 수행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핵보유를 넘어서서 실제로 한반도 전쟁을 가정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