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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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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거꾸로 되돌린 국정감사

한국 민주주의 거꾸로 되돌린 국정감사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기존 복음신문 「한국 민주주의 거꾸로 되돌린 국정감사」 기사 사진 · 사진 복음신문 제공 · 복음신문 보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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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특정 재판 조사는 헌법과 법률의 명백한 위반 …

하나님 말씀대로 권력은 공명정대하게 사용돼야 (잠 4:27, 단 2:21,22, 벧전 5:2,3)”

한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막막하다. 민주주의는 제도로 보장된다. 바로 삼권분립이란 제도이다. 이를 선출 권력이라 해서 허물 수 없다.

요즘은 선출 권력이 삼권의 최우위에 있다거나, 심지어 선출 권력이 하는 일은 다 옳다는 위험한 인식이 집권 여당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권력의 칼을 휘두르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여당은 이를 개혁이라고 부른다. 독재가 특별히 별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정권에서도 독재의 유혹은 언제나 도사린다. 특히 선출 권력을 창출하는 보장된 민주 제도가 독재 권력의 든든한 명분까지 마련해 줄 수 있다.

2018년 하버드 대학의 레비츠키와 지블랫 두 교수이자 정치학자가 출간한 란 책은 오늘날 민주주의 붕괴는 다름 아닌 투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선거로 시작된 민주주의의 붕괴는 ‘합법적’이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선출된 정권이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선출된 입법기관이 정치게임의 규칙을 바꿔 경쟁자에게 불리하도록 운동장을 기울이는 것의 위험성이다. 민주주의 파괴 행위도 선출 권력이 항상 내세우는 공공의 선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기에 더욱 위험한 것이다. 두 교수가 민주주의 붕괴 위기를 제기한 결정적 이유는 2016년 당선된 트럼프 미 대통령이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세계 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해온 미국의 민주주의 붕괴 위기론의 제기였다.

두 교수는 거짓말과 탄압 등을 일삼는 트럼프가 민주주의 원칙을 위협한다고 규정했다. 이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가 힘을 잃어 가고,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선 중국, 터키, 러시아 같은 나라를 닮아간다고도 했다.

어찌됐든 어떤 과정으로 권력을 쥐든, 견제 장치가 힘을 못쓰거나 권력자가 자기만 옳다는 생각에 빠지면 독재와 한 이불을 덮는 형국이 된다. 위험한 것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제도를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이다. 법과 제도가 부여한 권한의 범위와 영향력이 클수록 비례해서 위험도 커진다.

지난 13일엔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라면 일어나서 안될 일이 일어났다. 국정감사장에 관례대로 인사하러 나왔던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석을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막았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87년 헌법 성립 이후 대법원장이 국회에서 일문일답을 한 적이 없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삼권분립의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국회 법사위 증인석에 앉은 채 1시간 반 동안 여당 의원들의 망신주기의 대상이 되었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나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증인석에 앉혀 놓고 망신주기를 한 전례가 없듯 삼권분립이 지켜지는 나라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삼권분립 수호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과거 군사 독재 정권 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5공 때도, 이승만, 유신 정권에서도 대법원장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공격한 적은 없었다.

아무리 재판 결과가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사법권 독립을 보장한 헌법과 법률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는 물론 법 위에 있는듯 보였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앉힌 가운데 “이례적으로 신속한 심리 끝에 유죄 취지 판결이 내려졌다”며 “조 대법원장이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고 단정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례적’이란 주관적 평가 말고는 아무런 물증이 없는데도 대선 개입 시도라 판정을 이미 내린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에게 돌아가며 고성을 질렀고, 친여 최 의원은 조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들고 나와 ‘일본 입맛에 맞는 인물이 대법원장에 추천됐다’는 막장 공세와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는 칼럼에서 “대법원의 특정 재판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장을 난타하는 국감장의 모습에 대해서도 “문화혁명 시대 중국 홍위병들의 조리돌림을 연상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가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장을 증언대에 세우는 게 용인되면 법관들이 외부 눈치를 보게 돼 사법부의 공정성과 신뢰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사법권 독립 침해이다. 국회가 법관을 상대로 특정 판결에 대해 추궁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전통이 확립된 법치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감장에 나와 “저에 대한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 출석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우려하며, “물론 법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하여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고, 모든 판결은 공론의 장에서 건전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어떠한 재판을 하였다는 이유로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삼권분립 체제를 가지고 있는 법치국가에서는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우리 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제103조)”고 하여 재판이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 관련 판결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을 ‘정치적 심판대’에 세웠다. 대법원장에게 구체적 재판 과정을 따져 물었다. 이는 법관의 심리 과정에 대한 명백한 외압이고 삼권분립 훼손이다. 국정감사법은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감사가 행사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은 대선 승리로 중단됐을 뿐, 확정판결이 난 게 아닌 ‘계속 중인 재판’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헌법과 국정감사법의 명백한 위반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했다. 특히 국정감사 자제가 국회의 정부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다. 법원의 재판은 국정감사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는 감사의 대상이 되는 국가기관을 “정부조직법,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원칙적으로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 더욱이 사법행정에 관한 사항이 아닌 것을 대법원장에게 따져묻는 것도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다.

민주당의 막무가내 위법 행태는 끝내 15일 사상 초유의 대법원 ‘현장검증’ 강행으로 이어졌다. 재판 선고 결과가 잘못됐다며 대법원을 현장 조사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린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오늘 현장검증은 대선 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서 전산 로그기록 등 관련 자료를 검증해 파기환송 과정에서 정당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