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로 컨트롤타워 부재 공백 심각 …
정경유착 악의 뿌리 근절하고 하루 빨리 협치 시대 열어야 (살전 5:22, 고전 3:6)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신임 국무총리로 김병준 국민대 교수, 경제부총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했다. 책임총리 카드로 정국을 수습하고 신임 경제 수장을 통해 시급한 경제를 챙기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의 모습이 이를 반영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가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1970선으로 추락했다. 코스닥도 3.24% 하락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 상황이다.
민심이 ‘대통령 하야’까지 이른 것도 경제위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매년 80만 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등 서민경제는 붕괴되고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떠돌고 있다. 나라 사정이 이지경인데도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경제수석은 국정농단의 단초인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재벌을 상대로 돈을 모으러 다녔다는 사실은 국민을 절망시켰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면서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직이라는 공적 권력이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됐다”며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으로 국정공백 최소화를 주장했다.
안 그래도 우리 경제는 지난 네 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렀다. 저성장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면 실물경제의 3대 축인 생산(-0.8%), 소비(-4.5%), 투자(-2.1%)가 모두 마이너스로 부진한 경제의 모습이 모두 드러난다. 제조업 가동률(71.4%)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68.6%)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다. 그나마 경기의 버팀목이던 소비와 건설도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내 30대 대기업 중 올 3·4분기까지 매출액이 줄어든 곳이 절반에 달하며 나머지도 거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도 11년 만에 가장 높은 3.6%까지 올랐다. 한국 경제의 최대 과제인 조선·해운·철강 등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특히 국민경제가 문제다. 내수가 침체되는데 물가는 오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도시가스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고, 유가 회복으로 석유류 가격도 오를 것이 예상 돼 물가 상승 압박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폭풍전야다. 내년까지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니 국민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몇 년 새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가계부채만 눈덩이로 늘었다. 이대로 가면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외 여건도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세계경제 저성장, 미국 금리인상 등 수출 악재가 잔존하고 있다. ‘보호무역’ 시대의 도래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교역물량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1.6%로 크게 낮췄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주도형 성장의 한계를 보여 준다.
경제 살리기만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미래의 대한민국의 살 길을 위해 변화하는 환경과 세계 경제의 흐름에 발맞추고, 새로운 산업 동력을 찾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곧 인구절벽이 시작된다. 즉 일하는 연령층(15~64세)이 줄고 노인공화국이 시작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경제 활력과 출구를 잃고 만다.
주변국의 정치 환경도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의 직간접 대남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를 옹호하며 북한 리스크를 키우는 중국의 패권 강화와 우경화 일변도로 내달리는 일본까지 어느 한곳도 우리에게 우호적인 곳은 없다.
가뜩이나 한국 경제가 끝없는 침체의 늪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 최순실 사태가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국정이 사실상 올 스톱 상태에 빠지면서 핵심 경제정책 추진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수출부진 등 각종 난제에 대한 해법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지금 경제현장 곳곳에서 울리는 경고음에도 위기를 헤쳐 나갈 리더십이 보이지 않고, 공직사회는 패닉 상태에 빠져 무기력증과 복지부동이 심화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경제가 산적한 과제를 앞에 두고 좌초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경제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면 우리나라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만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첫째, 정경유착의 뿌리를 도려내야 한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돈을 낸 것에 대해 당초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기업들이 스스로 모금활동을 벌인 것이라고 했다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입장을 바꿔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냈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없다. 기업들은 서슬퍼런 정부의 요청에 기부금을 내놓는 대신 세무조사 편의, 수사 무마, 특별사면 등의 편의를 제공받는다. 정부와 기업간 ‘거래’, 즉 정경유착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7월 대표적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파상공세를 뚫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의 단일주주 최대 지분(11.21%)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백기사’로 나서 주었기에 이룬 성과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한 것은 물론 최순실(60)씨가 개인으로 꾸린 회사와 3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딸 정유라(20)씨 승마 훈련까지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최대 사정수사로 꼽히는 롯데그룹 수사의 ‘빈손’ 성과도 이런 영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롯데는 미르, K스포츠 두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정부 최대 난제였던 사드 부지로 롯데스카이힐스 성주 골프장을 내놓았다. SK(출연액 111억원)·CJ그룹(13억원)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기업 총수인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특별사면·복권됐다.
반면, 정권의 요구를 잘 듣지 않아 미운털이 박히면 피해를 입기도 한다. 지난 5월 해운업계 구조조정 초기에 한진해운은 현대상선보다 회생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 결과였다. 그런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사업을 도우려는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의 요구를 거부하고 미르 재단에 매출액 규모에 비해 적은 출연금을 낸 뒤부터 상황이 급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결국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대상이 됐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갑자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사퇴하게 된다. 조 회장이 최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최순실의 개입설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권은 입맛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은 부당한 특혜를 누리므로 우리 경제를 왜곡시키는 정경유착의 구조가 아직 독버섯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기업들이 낸 기부금이 6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최순실 사태에서 보여지 듯 망조가 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와 불온하게 연결된 기업인을 처벌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출시키는 ‘기업판 김영란법’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한국 특유의 순환출자 기업 지배구조와 이사회가 아닌 총수 중심의 경영을 제어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9월 발표한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수준(7.0)은 조사 대상 20개국 중 13위로 말레이시아(10점), 태국(10점)보다도 순위가 낮다. 결국 취약한 지배구조가 정치권력에 의존하는 정치경영을 낳고, 기업이 자체 경쟁력보다는 특혜와 부정 속에 기업과 경제 체질 약화를 부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국민 경제와 괴리된 법인세율의 지속적인 인하와 소득 재분배의 악화와 직접 연결돼 있다. 다시는 한국 경제를 왜곡하고 국민 생활을 농락하지 못하도록 정경유착을 근원적으로 막는 제도의 도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악을 버리라는 하나님의 뜻을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이 실현해야 할 때이다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2)
둘째, 정쟁을 끝내고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최순실 스캔들로 인한 정치 불안정이 우리 경제 침체와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투자은행이 한국 경제가 최순실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할 만큼 한국경제의 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경제부처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 부처 간 의견이 엇갈리는 정책 조정 기능을 해야 할 청와대가 마비 상태에 빠졌고 정부 정책은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이 비선조직의 권력 농단이나 축재수단으로 활용되고, 나라의 세금이 최순실 일파의 이권 사업에 쓰여졌다는 의혹이 불러온 불신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할 만큼 경제는 분위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통합의 리더쉽을 찾아야 할 때다. 이미 신뢰를 잃은 박 대통령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신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정치권이 더 이상 주도권 싸움을 그치고 국정공백을 최소화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여야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여야와 국민이 모두 힘을 합해 위중한 국가를 위한 동역자가 되야 한다.
성경은 협력의 중요성을 교훈한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하나님은 우리가 노력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선한 일을 위해 하나 될 때 자라나게 해 주신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 3:6)
나라가 위중할수록 하나님을 의지하고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복음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는 하나님의 나라요 집이 되게 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한국교회와 성도가 더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 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