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한국사 검정교과서 8종.
좌편향 된 현행 국사교과서 …
하나님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역사관 갖기 원하셔 (수 1:7)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정부는 지난 3일 중학교 ‘역사’ 과목과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을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을 확정 고시했다. 2017년 3월부터는 새 국정 교과서를 중·고등학교에 보급할 방침이다. 정부여당은 기존 검인정 체제 한국사 교과서들의 대다수가 소위 좌편향 사관에 따라 서술되었다는 판단으로 국정 교과서를 새로 편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는 친일 및 독재미화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 측의 역사대립의 쟁점은 주로 근현대사 분야에 있다.
현행 검정 역사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를 통해 양 측의 주장을 비교해 보자.
민족 해방 시기에 남북한의 정치 정점에 섰던 이승만과 김일성에 대한 기술을 비교하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독립활동에 대한 언급보다 친일청산 실패와 독재권력 행사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우고 있다. 해방 정국의 남북협상을 놓고도 이승만은 분단세력이라는 단순도식화로 분단의 책임을 강조한다. 김일성에 대해선 일제시대 김일성이 활동한 동북항일연군을 소개한 교과서도 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한국 광복군보다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김일성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은 북한의 선전 주장이 그대로 실려 있는 경우가 있어 가치 체계 정립도가 낮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6.25전쟁에 대해선 보수 진영은 교과서가 북한의 전쟁도발 책임과 북한군의 민간인 학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국군과 미군의 거창 양민학살 사건과 노근리 사건의 과오만 다뤘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진보 진영은 6.25전쟁의 주범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충실히 다뤘다면서 북한의 책임과 잘못만을 서술하면 전쟁이 갖는 양면성이 간과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부분에 대해 야권과 진보진영은 교과서가 국정이 될 경우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 체제를 미화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편수용어에 5·16이 ‘군사정변’으로 규정돼 있고 민주 시민 사회가 성숙한 만큼, 친일이나 독재를 미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산업화와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은 정경유착, 재벌의 비자금 조성 등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부분은 강조하면서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테러와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 등을 교과서가 고의로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 건국일에 대한 논란도 역사학계의 해묵은 이슈가 되고 있다. 보수 성향 학자들은 해방 이후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정부 수립일이 아닌 대한민국 건국일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 성향 학자들은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4월 11일을 건국 시기로 보는 편이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삼으면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건국’이라는 두 입장 사이에서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일종의 변형안을 택해 교과서에 반영하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 건국일은 교과서에 없는 셈이다.
이상의 핵심 쟁점을 보면 현행 국사교과서가 적잖은 부분에서 좌편향돼 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다분하다. 이유는 ‘민중사관’이 현재 우리 사학계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중사학은 1980년대 초 마르크스주의가 확산되고 노동운동·민주화 운동이 활발해지면서부터 등장했다. 1980년대 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하며 민중사학을 공부한 연구자들, 특히 근현대사 전공자들이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학자로 성장한 것이다. 이들은 역사의 주체를 민중에 둔 새로운 역사관을 제시했다. 계급 투쟁적 관점이 역사에 본격적으로 투영되기 시작하며 반외세, 반자본주의, 민중주의를 골간으로 기존의 사학적 관점을 바꾸었다. 민중사학을 연구하며 국내 최대 역사학회로 성장한 한국역사연구회 홈페이지에 적시된 창립취지문을 보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사회의 변혁과 진보를 실현시켜 나가는 주체가 민중임을 자각하고 민중의 의지와 세계관에 들어맞는 역사학을 추구해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민중사학자들은 예전의 국사 교과서가 지배층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바람에 민중을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예컨대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서술은 서구식 근대화론의 관점에서 개화파를 역사의 주류로 그린 반면 민중은 보조적 존재에 그쳤다는 식이다.
특히 현실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실천성을 강조하는 민중사학의 영향을 받은 학자들이 그 실천의 장으로 역사 교과서를 겨냥하기 시작하므로, 2010년 교과서 검정제로 전환되면서 교과서 출판 권한이 정부에서 민간 출판사로 넘어간 이후부터 현재와 같이 국사 교과서가 좌편향되기 시작했다.
2010년판 검정 한국사 집필자 명단을 보면 A출판사의 경우 집필진 8명 중 6명이 민중사학회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 성향 단체 소속이었다.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저서에서 과거에서 현재의 교과서로 올수록 친북·반미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한다. 예컨대 5·6차 교과서는 김일성 체제를 ‘독재 체제’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만, 7차 이후의 교과서에서는 상당수가 독재 체제 대신 ‘김일성 중심의 통치 체제’, ‘김일성 유일 체제’ 등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 교수는 “국정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누적된 국사학계의 좌편향된 성향이 한꺼번에 분출됐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향은 최근까지도 이어진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올해 국감자료를 통해 “현행 한국사 교과서(2013년 검정 기준) 집필진 59명 중 진보 성향이 확인된 사람만 36명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B출판사는 집필진 9명 중 6명, C출판사는 7명 중 6명이 진보 성향 학회나 단체에 가입해 있었다.
결국, 우편향 교과서가 용납 안되 듯 현재의 좌편향 교과서가 시정돼야 할 사안이 된 것이다.
하나님은 시대에 따라 무리에 준동하지 말고 변하지 않는 진리에 굳게 서라는 뜻으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것을 분부하셨다.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수 1:7)
역사 교과서가 특정 사조에 함몰하지 않는 균형잡힌 역사관이 필요한 때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정의 방식에 있다. 역사 교과서에 잘못이 있다면 시정하고, 왜곡과 편향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것을 국가가 정하겠다는 ‘국정화’는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하는 잘못된 선택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개인의 가치판단과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성숙한 민주국가이다. 국가가 만든 단일 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가 피땀으로 어렵사리 이룩해온 민주주의의 발전을 역행하는 발상이고 여러 부작용을 낳는 잘못된 결과를 초대할 수 있다. 더욱이 역사는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무리 민중사관이 사학계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하더라도 성숙한 민주국가라면 각자의 사관에 따른 서로 다른 해석을 용인해 줘야 한다. 역사관은 흐르는 조류처럼 유행하며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에 대한 해석은 역사학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국정화가 어떤 잘못된 결과를 낳을 것인지, 현행 국사교과서의 편향성을 시정할 다른 방법은 없는지, 국사교과서가 가야 할 바른 방향은 무엇인지를 다음호에 이어서 성경적 관점에서 풀어보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