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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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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키우는 사회 이대론 안 돼

범죄 키우는 사회 이대론 안 돼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기존 복음신문 「범죄 키우는 사회 이대론 안 돼」 기사 사진 · 사진 복음신문 제공 · 복음신문 보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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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 늘지만 근본대책 없인 해결 안 돼 …

분노와 처벌 이전에 사회적 반성 있어야

어린 나영이에게 평생 불구의 성폭행을 한 조두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산에서 또다시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이 터졌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 전반에 번지고 국민들은 또다시 경악하고 분노하고 있다. 조두순 사건 당시 정치권과 정부는 다시는 이 땅에 아동 성범죄자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며 40여개 관련 법안을 제출하고 연내 처리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결국 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이 발생하도록까지 근본적인 대책은 커녕 단 한건의 법안 통과도 이뤄지지 못했다.

G20 국가에 들었다고 떠들썩할게 아니다. 아동과 여성 등 힘없는 약자들이 납치, 성폭행, 살해 등 강력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회에서 산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미 국무부는 11일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에서 여성과 장애인, 아동 등 소수약자들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고, 강간과 가정폭력,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여성에 대한 차별 가운데 '강간(성폭력)'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성폭력 범죄는 계속 증가해 작년에 1만건을 넘어섰고, 해마다 1000여건의 성폭력 미제사건이 쌓이는 등 경찰 수사력마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에도 시력이 나쁜 이 양의 안경이 집에 남겨진 채 실종됐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로 판단해 수사가 늦어졌고, 결정적인 시민 제보에도 늦장 대처하는 등 여러 헛점이 노출됐다. 범죄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살인, 강도, 강간 등 5대 강력범죄가 해마다 50만건 이상씩 발생하고,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치안력이 미치지 못해 불안이 커간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도내 여성 10명중 6명이 밤길걷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10~30대 여성은 10명중 7~8명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믿을 건 자신밖에 없다 보니 개인 호신 및 방범도구 판매가 급증한다. 1990년 이전까진 19건에 불과하던 호신용 기구 관련 특허 출원이 2000년대 들어서는 102건으로 5배이상 증가했다.

신상공개, 처벌강화, 전자발찌 등 대책이 쏟아져도 감시와 처벌 위주의 대응은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번 김길태 사건은 우리 사회 곳곳이 범죄를 키우는 원인자임을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첫째, 가정해체의 문제다. 길에 버려진 아이였던 김길태는 빈곤, 이혼, 가출 등으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정해체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출생아수가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해체로 인한 요보호아동은 계속 늘어 10년새 2배 이상 증가(94년 5천여명, 2003년 만여명)했다. 고시원, 여관, 쪽방 등 비주택 거주자의 67%가 연락두절 등 가족과의 단절이나 가족해체를 겪고있는 사람들이다. 가족해체 현상이 증가하면서 소외가구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노인가구, 조손가구, 소년소녀가장가구 등 소외가구는 224만여가구(전체의 14.6%)로 2000년보다 71% 급증했다. 20년뒤엔 392만가구로 지금보다 두배가까이 늘어날 것이 전망된다. 혼자사는 1인가구는 15년전에 비해 3배가량 급증해 작년 20%를 넘었다. 가정해체는 성자유화, OECD최고 수준인 낙태(한해 34만건)와 책임질수 없는 임신 등 우리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를 인하여 하나님께서 저희를 부끄러운 욕심에 내어버려 주셨으니 곧 저희 여인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이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일듯 하매”(롬 1:26,27)

둘째, 가정해체, 빈곤 등 열악한 환경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길태는 중학교 시절 자신의 출생비밀을 알게 되면서 극심한 좌절감에 휩쌓였다. 막노동일을 하며 어렵게 사는 부모에게 입양돼 부모와 충분한 신뢰관계를 쌓을 시간이 충분치 않은 때였다.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20년새 2배로 악화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분배보다 빈곤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빈곤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학교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울감(35.7%), 자살생각(26%), 가출(22%) 등 일반 가정 아이들보다 많게는 3배까지 위험노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조사에 의하면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문제 행동을 하는 아동의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가출 청소년의 66% 이상이 가정해체, 가정폭력 등 가정불화가 주 원인이다. 가출, 실종은 전국적으로는 한해 6만 여건이 발생하고 이중 3천 여건은 미해결된 채 남는다. 방치된 사회적 약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이다.

김길태의 학생시절 생활기록부에 의하면 초등학교땐 여느 아이처럼 “활달하고 운동잘하던” 아이였다. 중학교 1학년때까지도 “남성적이고 활달하며 맡은 일을 잘 처리”했다. 그러나 2학년 때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면이 보인다”로 바뀌었고 3학년이 되자 “신중한 가치판단이 요구된다”고 판단됐다. 김길태는 “공부가 싫다”며 자퇴한후 소외감과 자포자기 심정은 더 커졌다. 김길태는 10대의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격리시킨 채 외톨이로 지내면서 타인과의 교감능력은 현저히 약화됐다. 김길태는 점점 자기감정을 철저히 차단한 냉혈한으로 변해갔다. 결국 그는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전형적 프레데터(포식자)로 변해버렸다. 전문가들은 김길태가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던 중학교 시절,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그의 범죄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지적한다. (전 11:10)

세째, 범죄자를 변화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국가 사회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 김길태는 11년을 교도소에서 보냈지만 변하기는 커녕 점점 흉폭화됐다. 성범죄자를 가둬둔 그 많은 세월동안 어떤 교화노력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캐나다는 1970년대까지 흉악한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분노에 찬 여론에 맞춰 그때마다 처벌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성범죄 발생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처벌만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캐나다 정부는 가해자 치료에 적극 투자했고, 현재 캐나다는 성범죄 재범률이 가장 낮은 국가로 꼽힌다.

이제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분노하거나 처벌에 매달리기 전에 사회적 반성이 있어야 한다. 물질만능 사회 속에 인간소외가 극심해져 가고 있다. 소통과 선도를 위한 총체적 사회시스템 회복에 나설 때다. 국가는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교정시스템에 투자하고, 사회는 나눔으로 더이상 불행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사회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눅 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