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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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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남겨놓은 노동개혁 대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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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방향 설정해야 성공할 수 있어 …

하나님은 오늘날 한국에 협력과 상생을 바라고 계셔 (롬 8:28, 빌 2:2~4)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는 13일 노동시장 개혁의 최대 쟁점이자 걸림돌이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에 대해 합의했다. 1년만에 극적 타결된 것이다.

먼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현재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임금삭감 등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바꿀 경우 ‘근로자 절반 이상이 가입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힘든 현실이다. 당장 3개월 뒤인 내년부터 ‘60세 정년제’가 시행되는데 늘어나는 정년까지 연봉을 지급하려면 신규 고용부터 줄여야 하고 청년고용 확대는 꿈도 꿀 수 없다.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일자리 나누기의 한 형태이다. 100세 시대에 퇴직 후의 노인빈곤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현실에서 정년 연장은 고령사회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 분명하지만 문제는 고비용 구조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 연봉이 신규로 취업한 신입사원 연봉의 3.1배에 달한다.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의 1.5~2배에 달한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는 고령층과 청년층 모두의 고용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세대간 사회 통합을 위한 필수 제도이다. 노사정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청년고용에 활용하도록 한다”고 합의한 것도 임금피크제가 임금만 깎는 방식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절감 재원의 용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인 일반해고 지침 마련 역시 고용 안정성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이었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만 돼 있어 이번에 ‘정당한 이유’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었다. 노동계는 “저성과자 해고를 이유로 정리해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며 ‘저성과자’ ‘해고’라는 단어를 넣는 자체를 반대해 왔다. 정부는 사용자가 명확한 기준 이외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게 돼 고용 안정성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며 노동계를 설득해왔다. 또 명확한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해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 과제였다. 이번 합의에서 노사정은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는 문구를 넣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선진국처럼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첫 물꼬를 튼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문제는 남는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완화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단서를 넣어 절충안을 마련했다. 일반해고에 대해서도 ‘노사 및 관련 전문가의 참여하에 근로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넣어 사실상 “중장기로 논의하자”는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두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결국 이번 대타협은 앞으로 쟁점에 대해 더 협의하기로 과제를 남긴 ‘낮은 수준의 합의’가 됐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이는 중장기적으로 법제화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듯 중장기적인 과제를 남겨 놓은 셈이다.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경제의 존망이 걸려 있는 노동 개혁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잃어버린 20년 불황의 일본을 닮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률 하락이 저출산 고령화와 생산성 정체에 기인하고, 노인부양률 증가 추이와 심각한 청년 실업도 닮았다.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던 주력산업은 하나둘 나가떨어지고 이를 대체할 산업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주력산업들이 줄줄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이 멈춰버리고 1~2년 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경고다. 또한 1인당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임금 비용만 계속 올라가고 있다. 원가 상승으로 중국이 아닌 일본에 되려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중국에는 기술 경쟁에서 밀린다는 소위 신 넛크래커 현상에 처해 있다. 여기에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의 경제 위축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심각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금융권과 대기업 2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곳 중 1곳은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구조조정의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지금의 고용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악화하고 있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가만두어도 고용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맞닥뜨려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을 꺼리는 고용절벽까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힘든 청년 실업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연애·결혼·출산 포기의 3포 세대에서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다는 5포세대, 그리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7포세대까지 등장했다. 청년 실질(체감)실업률은 무려 36%대에 달한다. 경쟁국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드론, 3D프린팅으로 상징되는 기술혁신에 청년들을 앞세워 저만치 먼저 가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혁신의 시대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할 때다.

노동개혁이 필수불가결하고 시급을 요하는 것이라면 방향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그 방향은 첫째,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재취업 대책이 동시에 서야 한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같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위기를 넘을 수 있고 고용도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 개혁은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일반해고 완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및 파견 확대 등 일자리와 경직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유연성 확보만 강조하다 놓치기 쉬운 재취업 문제도 확실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유명한 ‘하르츠 개혁’ 이후 4.7%의 초저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취업 알선과 취업 또는 창업에 인센티브 제공을 집중한 결과이다. 유럽 등보다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도 금융위기의 근원지였음에도 지난 7월 현재 실업률 5.3%의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실직자의 재취업이나 재교육을 담당하는 지역별 지원센타가 다양한 배경의 구직자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구원이라는 당근과 심판이라는 채찍을 같이 사용하시듯, “네가 모든 것이 풍족하여도..그가 철 멍에를 네 목에 메워 마침내 너를 멸할 것이라”(신 28:47, 48) 소위 확실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노동개혁이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사회통합과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위한 합목적성을 가져야 한다. 노동개혁의 확대만으로는 100만 청년 백수와 일자리를 가진 청년 세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 현실에서 근원적 처방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재벌 개혁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불공정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저임금 노동을 이윤 추구에 이용하는 구조가 고착화했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갑을관계를 수평적 상생관계로 고쳐 공정거래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투명한 전문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재벌 개혁이 절실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도 문제이다.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와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임금, 해고, 산재위험 등에서 너무 큰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다. 아예 취업을 못하는 실업자들은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더 많은 별도의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노동개혁은 계층 간에 소득을 재분배하므로 사회 구성원간 갈등을 줄이는 사회 통합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일자리 창출, 임금인상 등에 쓰고, 재벌개혁, 중소기업 발전, 신산업 발굴, 출산율 제고 등의 노력과 함께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득이 되도록 합목적성을 띠고 추진돼야 한다.

즉, 노동개혁이 사회 통합과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의 기회가 되게 해야 한다. 이것을 이루는 것이 오늘날 한국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여야와 노사정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모두 하나 되는 통합, 모두를 살리는 상생의 개혁이 되야 한다. 이것이 사회갈등과 다툼을 넘어 자기를 살릴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리므로 모두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