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일본이 빠진 채 피해자 한국이 스스로 마련한 해법 …
하나님의 원리는 원수를 사랑하되 회개할 때 용서있어 (마 5:44, 눅 17:3,4)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공식 추진하기로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회견을 열고 이 같은 한국 주도의 해법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2018년 3건의 대법원 확정판결 원고들에게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현재 계류 중인 관련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에도 역시 판결금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은 총 15명이다. 일본제철,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3개 그룹이다. 또 대법원에 계류돼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강제징용 소송 9건을 비롯해 국내 법원에서 다수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포함한다.
재원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포스코를 비롯해 16개가량의 국내 청구권자금 수혜 기업의 자발적 기부로 우선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기업의 참여도 원칙적으로는 열려 있다.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후 하야시 외무상의 약식 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한다”고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들어있는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직접 다시 언급한 것도 아니고, 강제징용에 대한 새로운 사과도 아니다.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한다”는 짧은 약식 회견만 있었을 뿐이다.
한일은 이번 해법 발표로 징용 갈등에서 파생됐던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해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고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에서도 제외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은 이를 해제하기 위한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수출규제와 연동됐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조만간 정상화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한층 강화할 발판도 마련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오늘 한국과 일본의 발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신기원적인 새 장을 장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등 장기간 중단된 한일 간 셔틀 외교도 재개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 협력은 한일 양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을 지켜줄 것이 분명하다”고 밝히고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지금은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과학기술, 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3·1절 기념식의 연설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 국민들의 교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한일 교역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교역 규모에서 6~7%에 이르고 우리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일본과 일본 기업의 투자 규모가 전체의 22%가 넘는다”면서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한국 스스로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버리므로 한일 교류의 새 장이 열린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해법에 일본 정부의 직접 사과나 피해를 입힌 일본 기업의 참여는 없다는 것이 앞으로 두고두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책임이 끝났다는 원칙상 피고기업의 판결금 참여를 거부해왔다. 지난 대법원 판결 직후 아베 정부는 피고인 일본 기업, 즉 미쓰시비중공업, 신일철주금, 후지코시 등에 대한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니 원고 측과 협상하거나 배상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결국 판결 전까지 이뤄졌던 원고·피고 간 대화는 물론 판결의 이행도 중단됐다. 이 같은 일본의 입장은 지금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이번 강제징용 해법은 일본과 합의가 아닌 우리 정부의 해결인 것이다. 한일관계에서 분명한 피해자인 한국이 가해자의 배상과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스스로 해결에 나선 것이다. 한국을 식민지배하며 수많은 한국인을 강제동원하고 위안부로 끌고간 일본은 아직도 역사적 사실조차 부인하고 있다. 그런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안보문서를 개정해 ‘반격능력 보유’를 천명했다. 유사시에 한반도에 진군도 가능하게 된 것이고,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가능한 국가임을 선포한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사전에 우리와 긴밀한 협의 및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일본정부는 “반격능력은 자위권이니 일본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딴소리를 했다. 일본은 안보문서인 ‘국가안보전략’에는 독도영유권을 명기했다. 일본은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어기고 군함도(하시마) 탄광에서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 차별이 없었다는 내용을 담은 후속조치 이행경과 보고서를 제출했고 조선인 강제노역에 동원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책임 없이 옛 군국주의의 향수를 끌어내는 일본은 아직 한국에 위험한 나라로 남아 있다. 불과 150년 전 강화도조약이라는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조약을 통해 조선침략을 시작했던 일본, 우리의 궁궐에 처들어와 국모를 마음대로 시해했던 일본, 우리의 국토와 자원과 한국 민족의 정신과 육체를 마음대로 유린했던 일본이 지금까지도 변한 것 없는 모습이다. 이번 해법에서도 피해자들은 그동안 제3자가 재원을 만든다 해도 피고 기업이 일부나마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정부도 협상 과정에서 피고 기업의 기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불발된 것이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또 죄를 지은 자를 꾸짓되 회개하거든 언제까지든 용서하라고 말한다. “만일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경고하고 회개하거든 용서하라 만일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네게 죄를 짓고 일곱 번 네게 돌아와 내가 회개하노라 하거든 너는 용서하라 하시더라(눅 17:3,4” 원수를 사랑하지만 죄에 대해서는 분명히 꾸짖어야 하고 잘못을 회개할 때 용서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일본을 위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역사를 바로잡고 분명한 사과를 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수 있는 일본이 되야 한다. 지금은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의 반쪽짜리 해법을 찾은 것이다. 이 반쪽 해법이 한일관계를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 놓을 수는 없다. 일본의 신 국국주의의 위험은 지금도 항존한다. 새로이 거듭난 일본이 되기를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기도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