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소용돌이에 처한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한국에 맡겨진 하나님의 섭리 찾아야 해
10일 대청도 앞바다에서 남북간 서해교전이 발생했다. 사상자까지 큰 피해를 입은 북측은 12일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 도발을 예고했다. 다음날 북측은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우리의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엔 북한군 지대함 미사일기지와 해안포부대가 사격 레이더를 가동시키는 등 발사 태세를 취했고 우리군의 구축함이 급히 대피하는 등 확전 위기상황에 몰렸다. 북한 군부는 “남측에 당하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1999년 연평해전에서 북한 해군의 피해가 크자 그 보복으로 2002년 월드컵 열기가 무르익을 때 기습공격을 감행해 남측 해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3일 북한의 보복가능성을 인정하고 “북한의 추가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보다 일주일 전인 3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이미 끝냈으며 여기서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무기화하는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이란을 통해 시리아에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중심한 핵확산 및 지역분쟁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서해교전 다음날인 11일 미국 정부는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통한 북미 양자대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파트너로 북미 양자대화가 다음달 초에 개최된다. 북한은 북미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의제화하겠다고 벼르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핵 폐기가 포함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다짐받으려 하고 있다.
양국의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첫 북미간 공식대화라는 점에서 관련국의 기대와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외교전략 수립 과정에 조언해온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대북협상 과정에서 힘들게 얻은 교훈’이란 보고서를 통해 “북미 관계정상화 조치와 북한 핵의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맞바꾸는 빅딜이 협상 초반에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이전의 ‘행동 대 행동’ 협상 방식을 전면 부정한 것으로, 지금까지는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의무를 다하기를 기다리며 자신의 의무를 꺼리다보니 진전이 난관에 부딛혀왔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도 같은 입장을 갖고 있으므로 만약 북한이 ‘핵 폐기’와 관련한 통 큰 거래를 제안하고 나올 경우 북미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달 초 중국과 북한은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식량·원유의 무상 지원 및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다. 신압록강대교 건설은 중국 중심의 신의주·위화도 특구 개발이 임박했음을 말해준다. 두만강 유역에서는 중국의 동북지방과 북한의 나진·청진항을 연결하는 인프라 건설 준비가 한창이다.
이로써 압록강·두만강 주변의 북부 지역은 중국 동북 3성에 급속히 통합되어 가고 있다. ‘북한의 중국화’ 현상은 정치·경제·군사 분야 뿐 아니라 사회·문화 등 일상생활의 깊숙한 곳까지 뿌리를 뻗고 있다. 외국 관광객은 중국인 일색이 된지 오래고, 상점의 진열대와 공장도 중국산 상품과 기계로 가득하다. 심지어 북한이 주체 예술로 자랑하는 집체극 ‘아리랑’ 공연마저 3분의 1이 중국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변모했다.
이미 북한 무역 총액의 73% (2008년 기준)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내 6조달러(7천조원)에 이르는 매장광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7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최근엔 스위스 외무부 대표단과 프랑스의 대북특사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 유럽 국가와의 접촉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로 남북협력이 좌초되면서 북한의 지하자원과 인프라 건설의 선점 기회가 중국과 유럽 등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후 1년을 맞아 처음 한·중·일 아시아순방(13~19일)에 나섰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과거 미 대통령들의 통상적 동아시아 순방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아시아와의 새로운 관계설정에 나섰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를 중시하고 아시아 문제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내용의 ‘신 아시아 정책’을 발표했다. 아시아 경제통합과 지역통합, 자유무역에 대한 종전 미국의 입장은 ‘경계와 우려’였다.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미국 스스로 아시아지역의 통합에 주도적으로 참여, 지역협력의 핵심 일원이 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이 같은 오바마의 신 아시아구상은 아시아국가들 사이의 지역협력에 미국이 더 이상 ‘국외자’로 남을 경우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권에서 미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비준 문제는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을 활성화시킬 최우선 과제로 부각됐다. 북핵 폐기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준 ‘핵무기 없는 세계의 구현’ 정책 실현을 위한 시금석으로서 강력한 의지를 담고 추진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미·중 ‘G2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린 중국 방문이었다. 7일간의 아시아 순방 일정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 방문에 할애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기보다 위상을 인정하고, 정치·경제·환경 문제뿐 아니라 군사 문제까지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당면한 미·중 간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 동참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신 아시아 외교에 난관도 만만치 않다. 미·중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미·일 동맹에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일의 불협화음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 미군에 대한 인도양 급유도 재연장하지 않기로 했고, 일본 주둔 미군 비용 부담액도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하토야마 일본 총리는 14일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밝혀 미일정상회담 하루만에 갈등을 노견했다. 대신 일본은 아시아 국가에 대해 전에 없는 구애 작전에 나서면서 아시아 외교 패권을 주도하겠다는 새 일본의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중국과 미국에 대한 견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내심 미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달가워하지 않는 중국은 ASEAN+3을 더 선호하며 지역 주도권을 쥐려고 서두르고 있다.
미국도 그간 일본을 교두보로 중국의 부상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동북아 외교 전략의 틀을 짜왔으나 이젠 동아시아 지역이 새로운 지형변화를 겪으며 외교 격전장으로 변모했다.
이같은 위의 네 장면들은 북한문제를 중심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가 처한 상황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북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부상, 일본의 정권교체,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지역 통합 논의 가속화 등 동아시아의 복합적 변화로 신아시아 시대의 새로운 지형변화속에서 열강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은 이같은 상황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한국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나.
(다음호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