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에 대한 국내 반대 여론이 거세다. 중국과 미국의 압박에 끼인 한국은 북핵, 방위비 협상, 전시작전 통제권,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핵보유국 북한 출현에 대한 위기의식 아직 없어 …
하나님이 한국을 보호해 주실 것 간구해야 (사 31:4,5)
가디언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일방적 비핵화’를 북한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른 척하면서 비핵화 논의의 진전을 주장했지만 이는 환상일 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북미가 애초부터 서로 다른 비핵화 개념으로 접근하므로 비핵화 논의의 진전이 불가능한 환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일정 수준의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그에 대한 미국의 ‘행동’ 가능성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온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핵 협상 이후 북한이 과감한 도발을 지속한 데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방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빗댄 것이다.
가디언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하는 것도 놀라울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한국·일본을 상대로 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등 동맹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한국을 대놓고 무시한다. 북한은 대화와 평화경제를 역설해온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웃을) 할 노릇”이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평화경제’는 북한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철수, 금강산 남측 관광시설 철거 발표로 무색해졌다. 북한의 올해 신년사에선 한 번도 한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므로 북핵 협상에 우리 정부가 끼어들 여지를 아예 차단해버렸다. 북미 간 핵 협상 이후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위상이 강해진 반면, 한국의 발언권이 약해졌다. 가디언은 결국 북핵 해결은커녕 상황이 더 악화되고 북미 양쪽으로부터 무시당하는 상황에 처한 한국이 핵 보유 등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3자국의 유력 일간지의 지적은 뼈아프다. 미 전략 구제 문제 연구소(CSIS)의 빅터 차도 지난해 말 대한민국에 닥칠 비관적 시나리오를 짚었다. 그는 첫째, 북미 핵 협상이 불완전한 비핵화로 타결될 가능성, 둘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결렬, 셋째, 주한미군의 축소 또는 완전 철수의 가능성이다. 빅터 차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고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좋지 않은’ 핵 협상 타결 가능성을 상기시켰다. 만약 북핵 협상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불완전한 비핵화, 즉 핵 동결의 형태로 귀결된다면 대한민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시작전 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도 한미관계의 중요한 변수이다. 한국이 안보 위기 상황에 처할 때 미국이 이를 구실로 발뺌할 여지를 높일 수 있다. 빅터 차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 회의적이었던 모든 워싱턴 전문가를 한국 정부가 예외 없이 비판하면서 한국이 기댈만한 워싱턴의 선의는 거의 말라버렸다”면서 미 정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역시 유사시 한미 동맹의 약화나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 가능성을 높이는 중대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지금 한국 안보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약화됐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주변국들도 믿을 수 없다. 더욱이 재래식 무기만 가진 한국은 핵보유국 북한과 적어도 군사적 측면에선 ‘차원이 다른’ 나라가 됐다. 그럼에도 최근 북한 주민을 태우고 동해를 건너온 목선에 우리 군의 경계망이 뚫린 사건에서 보듯 북한을 대하는 우리 군의 태도는 안이하기 그지없다. 바로 한국 정부가 그 안이함의 선봉에 있다. 안이함을 넘어 근거 없는 장밋빛 희망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북한 핵 폐기를 이끌어낼 것이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막연한 희망을 붙잡은 채 눈앞에서 북한이 대놓고 안보리 결의 위반인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도 방관하는 태로도 북핵·미사일 위협을 심화시키고 있다. 일본이 당장 현안인 수출규제와 경제전쟁을 벌여와도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 간의 평화경제를 실현하면 일본을 경제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라며 막연한 희망 사고에 빠져 있다. 프랑스 소설가 빌리에 드릴라당의 소설 ‘희망이라는 이름의 고문’(1883)은 이뤄지지 않을 ‘거짓 희망’이 얼마나 잔혹한 고문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희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희망고문’에 사로잡힐 수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희망고문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고통은 더 가중될 뿐이고, 앞에 닥칠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지 못하므로 국가가 재앙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희망고문’을 멈추고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이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데 이념에 눈이 멀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핵 협상이 시작된 지난 2년은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의 뜻이 없음을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북한은 비핵화를 할 것처럼 국제사회를 속여 시간을 벌면서 핵·탄도미사일 능력을 대놓고 키웠다. 북한은 파키스탄형 핵 무장 국가로의 길을 착실히 걸어왔다.
2020년에는 ‘새로운 길’로서 ‘정면돌파’를 선언하며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통한 핵무력 고도화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아직 북한은 제재를 풀고 핵보유국 인정도 받으려는 남은 목적을 위해 기회가 닿으면 협상에 나설 것이다. 이 또한 기만전술임을 직시해야 한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 같은 위협을 애써 가림막으로 가리는 식으로 상황을 관리하는데 그치면서 최후의 해결 기회마저 멀어져 가고 있다. 전통적 우방국가였던 미국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전례 없는 안보·경제 압박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역시 한국과 미국·일본 간 틈새로 인한 전략적 공백을 노리며 압박하고 있다. 머리에 핵을이고 양옆에 자기 이익을 우선하며 위기를 이용하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이 상황이 한국이 처한 국제 정치·안보 현실이다. 한국과의 공조 없이도 미국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한 마당이기 때문에 북한이 새 전략무기로 도발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한반도는 촛불 확실성,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혼돈의 시기에 놓였다. 혼돈을 헤쳐가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허왕 한 희망에서 벗어나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대한민국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이념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실사구시로서 실용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둘째, 혼돈의 국제 정세를 헤쳐나가는데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밖에서 해일이 밀려오고 있는데 우리끼리 매일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 지금처럼 극심한 진영논리와 대립으로 갈려져 있는 때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갈등 관리 수준은 OECD 국가 가운데 꼴찌권이다. 국민 통합을 우선시해야 할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국민 통합과 내치는 경제·안보를 튼튼히 하는 기반이며 국제 외교의 근간이 된다. 국가역량을 집중해 안보를 강화하고 매일 삐걱대는 한미 동맹부터 확고히 해야 한다. 한·미·일 간 물샐틈없는 대북 공조를 복원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주변국을 유사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 주장만 펼치는 혼자만의 오만이나 피해자 의식을 벗고, 상황 판단을 그르치는 희망적 사고와 이념적 편향도 하루빨리 접어야 한다.
냉엄한 현실의 국제 외교는 이념적 편향이 있을 수 없다. 정부여당이 미국 동의 없이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한다면 한·미 동맹은 물론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식의 접근은 북한 비핵화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이 처한 현실과 우리의 역량, 그리고 객관적 실재에 대한 냉정한 평가 위에서 침착하고 겸허하게 실사구시의 외교를 펼쳐야 한다. 정부는 험난한 국제 정세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위중한 시대에 하나님이 한국을 보호해 달라고 간구해야 한다. “새가 날개 치며 그 새끼를 보호함 같이 나 만군의 여호와가 예루살렘을 보호할 것이라 그것을 호위하며 건지며 뛰어넘어 구원하리라 하셨느니라(사 31:4,5)” 미국이나 그 누구도 아닌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지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나니 여호와께서도 지혜로우신즉 재앙을 내리실 것이라(사 31:1,2)” 가장 먼저 현실을 직시하고 실사구시하도록 위정자들의 마음을 주장하시고, 핵무력 강화를 선언한 북한을 막고 관리해 주시고, 갈등과 편가르기가 더 이상 없도록 국민 통합을 이루어 주실 것을 호소해야 한다. 사방이 막힌 담 같아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그 믿음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