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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노숙인에게 집과 희망을…한인 선교회가 이어온 20년의 동행

거리의 노숙인에게 집과 희망을…한인 선교회가 이어온 20년의 동행
미국 워싱턴주에서 노숙인과 주거 취약계층을 지원해 온 둥지선교회의 식사 나눔 현장. 둥지선교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사역을 돌아보고 이웃을 위한 돌봄과 자립 지원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 사진=둥지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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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북미 둥지선교회, 17일 창립 20주년 감사행사 개최 450가정 주거 자립 지원·27만 달러 임차료 후원…무료급식과 신앙 회복 사역까지

미국 서북미 지역에서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새로운 삶의 출발을 도와온 한인 선교단체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2006년 설립된 둥지선교회(Nest Mission)는 지난 20년 동안 약 450가정의 주거 자립을 위해 약 27만 달러의 임차료와 보증금을 지원했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식사와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사역도 이어왔다.

둥지선교회는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 뉴비전교회에서 창립 20주년 감사행사를 열고 그동안의 사역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비전을 나눴다.

거리의 한 사람을 기억하는 사역

둥지선교회는 2006년 10월 24일 고 김진숙 목사와 서북미 한인교회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

이 단체의 사역은 단순히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첫 달 임차료와 보증금을 지원하고, 갑작스럽게 머물 곳을 잃은 사람들에게 응급 숙박을 제공해 왔다.

지난 20년 동안 약 450가정이 주거 자립을 위한 지원을 받았으며, 응급 모텔 숙박 지원을 통해 약 470명의 개인과 가정에 도움을 제공했다.

또한 에드몬즈와 린우드 지역의 무료급식 사역, 타코마와 레이크우드 지역의 '둥지밥상'을 통해 거리의 이웃들에게 식사를 나눴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나 질병과 부상으로 회복이 필요한 노숙인들에게도 임시 숙소를 지원했다.

한 끼의 식사와 하룻밤의 잠자리는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를 이어가기 위한 절실한 필요다.

둥지선교회는 이러한 작은 필요에 응답하는 일을 20년 동안 이어왔다.

다시 만난 가족이 전한 감사

창립 20주년 감사행사에서는 둥지선교회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의 간증도 소개됐다.

남쪽 지역의 '둥지밥상' 사역에 참여했던 제임스 씨가 자녀들의 어머니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그동안 경험한 도움과 사랑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선교회의 20년 역사를 담은 영상을 시청하며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헌신을 돌아봤다.

옥현희 이사장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지역교회와 후원자,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둥지선교회와 협력해 온 지역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사역의 의미를 나눴다.

워싱턴 선교합창단은 특별 찬양을 드리고, 정기연주회를 통해 마련한 후원금에 추가 기부금을 더해 총 1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러한 협력은 한 단체의 힘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려운 사역이 지역교회와 봉사자, 지역사회 기관들의 연대를 통해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집을 마련하는 것에서 삶을 다시 세우는 일로

둥지선교회 실행총무 정득실 목사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사역 방향을 설명했다.

정 목사에 따르면 사역 초기에는 약 700~800달러로 첫 달 임차료와 보증금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3,000달러 이상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다.

주거비 상승은 노숙인들의 자립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둥지선교회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임차료 지원과 무료급식, 응급 숙박 등 기존의 생활 지원 사역을 계속할 계획이다.

동시에 노숙인들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신앙과 내면의 회복을 돕는 사역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 목사는 주거 공간과 생활 여건을 마련해 주더라도 삶의 태도와 내면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자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례들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둥지선교회는 예배와 성경공부, 영성 수련회 등을 통해 신앙적 회복을 돕고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예배하고 교제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 홈 처치(Street Home Church)' 사역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개최한 영성 집회에서는 약 13명이 신앙적 결단을 했다고 선교회는 밝혔다.

이는 생활 지원과 신앙 사역을 분리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종합적으로 돌보려는 시도다.

한인 이민사회가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사랑

둥지선교회의 20년 사역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미국에 정착한 한인들이 자신들이 받은 도움과 기회를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실천이라는 점이다.

정 목사는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고, 한인 이민자들 역시 미국 사회에서 많은 기회와 배려를 경험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제 한인사회가 받은 축복을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누는 일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인교회가 이민자 공동체를 위한 신앙의 중심을 넘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둥지의 역할

둥지선교회는 현재 안정적인 사역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다른 기관과 함께 사용하던 공간에서 이전해야 하지만 새로운 장소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노숙인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식사를 제공하며 상담과 신앙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선교회는 지역교회와 한인사회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둥지선교회가 이어온 사역은 복음의 실천이 거창한 행사보다 한 사람의 삶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데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식사를 건네고, 잠잘 곳을 마련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 둥지선교회의 20년은 그렇게 사람을 향한 사랑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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