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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감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신뢰의 감소’

교인 감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신뢰의 감소’
2026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로 나타났다. 교인 감소와 함께 사회적 신뢰 회복이 한국교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기독교윤리실천운동 ‘2026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 사진 그래픽=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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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뢰도 19%…교회 내부에서도 위기감

다음세대 이탈·정책 단절 넘어 ‘신뢰 회복’이 교회 생존의 과제로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가장 걱정해 온 것은 교인 감소였다. 그러나 최근 교계 안팎에서 나타나는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그보다 더 근본적인 위기가 보인다.

신뢰의 감소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올해 실시한 ‘2026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였다.

2023년 조사에서 21.0%였던 신뢰도가 다시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교회 밖에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최근 예장합동 총회정책연구소가 제111회 총회 총대 3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교단이 당면한 주요 위기로 ‘대사회적 이미지 및 신뢰도 하락’과 ‘교인 및 다음세대 감소’ 등이 지목됐다.

총대들은 총회 정책이 지속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도부 교체에 따른 정책 단절과 관리체계 부족도 지적했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교단 지도자들 역시 이제 문제의 핵심을 단순한 교인 숫자에서만 찾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숫자의 위기보다 관계의 위기

교인 감소는 눈에 보인다.

주일학교 학생이 줄고 청년부가 사라진다. 농어촌교회와 작은 교회는 존립 자체를 걱정한다.

그러나 신뢰 감소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교회 건물이 그대로 있고 예배가 계속돼도 지역사회가 교회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복음의 사회적 설득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교회가 무엇을 말하는지만큼 교회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중요하다.

설교에서는 정직을 말하면서 교회 운영이 투명하지 않거나, 섬김을 강조하면서 내부 갈등과 다툼이 반복된다면 교회의 메시지는 힘을 잃는다.

신뢰는 홍보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신뢰 회복을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뢰는 홍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실제 모습이 달라질 때 축적되는 자산이다.

재정 운영의 투명성, 목회자와 지도자의 윤리, 공정한 의사결정, 성범죄와 각종 비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 사회적 약자를 향한 지속적인 섬김이 함께 따라야 한다.

교단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총회장이 바뀔 때마다 핵심 사업이 달라지고 전임 지도부의 정책이 사라진다면 장기적인 교단 혁신은 어렵다.

정책은 사람보다 오래가야 한다.

지역사회가 다시 교회를 필요로 하게 해야

신뢰 회복의 출발점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가는 교회, 위기의 청소년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교회, 지역의 어려운 가정을 돕는 교회,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교회가 많아질 때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초대교회가 세상에 영향력을 끼쳤던 이유도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14)고 말씀하셨다.

빛은 자신이 빛이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어두운 곳을 밝힘으로써 존재를 증명한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교인 수를 늘리는 것보다 먼저 세상이 다시 교회를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인은 다시 모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데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지금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숫자는 어쩌면 교인 감소율이 아니라 19%라는 신뢰도인지도 모른다.

성장의 시대를 지나 신뢰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도 분명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우리 교회에 얼마나 많이 오는가”가 아니라

“세상은 우리 교회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한국교회의 다음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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