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상담·교육까지 AI가 돕는 시대…목회의 본질을 다시 묻다
AI가 설교 자료를 찾고 성경공부 교재를 만든다. 교회 행정문서를 작성하고 청년들의 고민에 답하며 주일학교 아이들의 질문에도 대답한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목회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난 네 차례의 기획에서 복음신문은 설교와 AI, 청년 상담, 저작권, AI 네이티브가 된 다음세대 문제를 살펴봤다. 결국 모든 질문은 한곳으로 모인다.
AI가 할 수 있는 것과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올해 한국교회는 이 질문을 개인 목회자의 고민에서 교단의 과제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예장합동은 정기총회에서 AI 윤리 및 신앙 활용 가이드라인을 공식 문서로 채택했고, AI 목회지원센터와 교단 신학자료 데이터화까지 추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AI 사용 여부를 놓고 찬반만 논쟁하기에는 기술이 너무 깊숙이 들어왔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목회의 모든 영역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는 성경구절을 수천 개 찾을 수 있지만 병상에 누운 성도의 손을 잡아줄 수 없다. 장례예배 기도문을 몇 초 만에 작성할 수 있지만 가족을 잃은 사람 곁에서 함께 밤을 지새울 수는 없다.
상담에 필요한 말을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삶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함께 울고 기도하는 관계를 맺지는 못한다.
여기에 목회의 본질이 있다.
목회는 정보를 전달하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는 오히려 목회자의 책임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AI가 만든 설교자료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이를 분별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AI가 만들어낸 성경·신학적 설명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AI가 작성한 문장을 자신의 묵상과 고백인 것처럼 전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교회 내부의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
AI가 발전할수록 목회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AI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무엇을 끝까지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행정과 자료 정리에는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복 업무를 줄여 목회자가 사람을 만날 시간을 늘리는 데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교의 최종 책임, 영적 분별, 상담의 책임, 성도를 돌보는 관계까지 기계에 넘길 수는 없다.
예수의 사역 역시 사람을 향해 있었다.
무리를 가르치셨지만 한 사람을 만나셨고, 병든 사람에게 가까이 가셨으며,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하셨다.
AI 시대의 목회도 결국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회가 더 기술적인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도하며, 고통받는 이의 곁을 지키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AI는 목회자의 일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어 줄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AI 시대에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은 어쩌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효율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
그리고 한 영혼 앞에 끝까지 사람이 서 있는 것이다.**
그것이 AI가 대신할 수 없는 목회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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