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과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준비할 것은? … 성경은 전쟁에 대비하는 인간의 책임과 하나님의 주권 함께 일깨워(잠 21:31, 시 20:7, 마 5:9)
성경은 전쟁에 대비하는 인간의 책임과 하나님의 주권 함께 일깨워(잠 21:31, 시 20:7, 마 5:9) **한반도가 다시 중대한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북한의 핵무력 증강과 미사일 개발, 북·러 군사협력의 심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은 국가안보의 새로운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그 중심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9일 전작권의 조속한 회복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미국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변화한 전쟁 환경을 고려해 전환 조건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자주국방과 군사주권의 강화를 위해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은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군사적 조건과 안보환경에 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환 시기와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놓여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동북아 전략을 재편하고 있으며, 한국은 커진 국력에 걸맞은 방위 책임과 전략적 자율성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전작권 문제를 단순히 미국으로부터 지휘권을 되찾는 문제로 접근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이 변화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서 양국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전작권 전환의 성패는 지휘권을 누가 갖느냐보다, 전환 이후 한반도의 전쟁 억제력이 강화되고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권이 넓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전작권은 어떻게 형성됐고, 무엇을 전환하는가
전작권 문제의 출발점은 한국전쟁이다. 1950년 7월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 수행을 위해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했다. 당시에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 국제사회의 군사적 지원과 통합지휘가 절실했다. 이후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한미연합방위체제가 제도화됐고, 1994년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이 한국 측으로 환수됐다.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하는 구조가 유지됐다. 2006년 이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군사적 준비 문제로 일정이 조정됐다.
2014년에는 특정 시점보다 조건 충족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전환 원칙이 정립됐다. 여기서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전작권은 대한민국의 국가주권 자체가 미국에 넘어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전시에 지정된 부대의 작전을 통제하는 권한을 의미한다.
또한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미래연합군사령관을 맡더라도 미국의 모든 군사력을 지휘하거나 미국 핵무기의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미연합작전의 지휘체계를 한국군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전환의 실질이다. 이러한 역사와 제도적 성격을 이해해야 전작권 전환의 의미를 과장하거나 그 위험을 잘못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전작권 논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다. 냉전 시기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고 공산권의 세력 확대를 저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세력균형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에 인접하고 일본 및 대만해협과 전략적으로 연결돼 있다. 미국에 주한미군은 한국 방어를 위한 전력인 동시에 동북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미국이 한국에 더 큰 방위 책임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러한 전략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2026년 국방전략은 한국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응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면 미국은 핵 억제와 핵심 군사 지원 등 제한된 군사 지원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미국의 전력을 다른 전략적 과제에 배분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의 군사적 자립이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전작권 전환에 신중한가. 미국이 한국의 방위 책임 확대를 원한다는 것과 연합군 지휘구조의 전환을 신중하게 검증한다는 것은 반드시 모순되지 않는다. 방위 부담의 분담과 연합작전의 지휘체계는 서로 연결돼 있지만 동일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숨은 의도를 추정하는 일이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과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한국군이 강해져도 미국의 핵우산이 필요한 이유대한민국은 첨단 전투기와 정밀타격 무기, 해군력과 방위산업 기반을 갖춘 주요 군사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재래식 군사력의 발전이 북한 핵 위협의 해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전면전뿐 아니라 제한적인 군사도발에서도 핵 사용 가능성을 위협하며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제약하려 할 수 있다. 이른바 핵을 이용한 강압과 확전 위협이다. 한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우위를 확보하더라도 북한의 핵 위협을 독자적으로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확장억제, 즉 핵우산은 여전히 한반도 안보의 핵심 요소다. 미국의 핵우산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 등을 통한 강력한 대응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공격 자체를 억제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확장억제의 신뢰성에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미국 본토가 북한의 핵 공격 위험에 노출될 때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미국의 핵 사용 결정권은 미국에 있다. 한국이 전작권을 전환받더라도 이 구조는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이 확보해야 할 것은 미국 핵무기의 지휘권이 아니라 핵 억제전략의 수립과 위기 대응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의와 공동계획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미 핵협의그룹과 핵·재래식 통합훈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작권 전환이 핵 억제력의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와 새로운 위험
주한미군의 중요성 역시 병력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주한미군은 한미연합작전의 핵심 전력이면서 미국의 정보자산, 항공전력, 군수지원과 전시 증원체계를 연결하는 기반이다. 동시에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높이는 정치적·군사적 억제 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 변화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에도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대만해협이나 역내 다른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 일부 전력의 이동이나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 이때 한국은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하나는 한반도 방어에 필요한 미군 전력이 줄어들면서 북한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되는 위험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역내 군사적 충돌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다. 물론 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의 철수나 역외 운용을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의 임무와 미군의 독자적인 작전권한은 전작권과 구별되는 문제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될수록 한국에는 한반도 방위전력의 유지와 지역분쟁 관련 사전협의에 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 바로 이 부분이 향후 한미 안보협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며 전작권 전환과 결부해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이다. 미국은 한국의 방위 책임 확대를 원하고, 한국은 군사적 자율성과 안정적인 확장억제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양국의 요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한국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응하는 더 큰 책임을 맡는다면 미국은 군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면 한국은 그에 상응하는 정보 공유와 첨단 군사기술 협력, 확장억제의 신뢰성 강화, 전략적 협의의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서는 미국의 지역 전략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한반도 방위에 미칠 영향을 공동으로 평가하고 보완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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