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인의 뜻 기리고 유가족 위로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이하 본부)는 지난 10월 21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도너패밀리와 함께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을 찾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생면부지의 이웃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나누고 영면에 든 뇌사 장기기증인의 뜻을 기리고, 사별의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는 기증인의 유가족들에게 온전한 쉼과 정서적 위로를 전하고자 마련됐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맑은 가을 정취 속에서 전문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 아래 유가족들의 활력을 북돋우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맞춤형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을 여유롭게 거니는 산책을 시작으로 자연물을 활용한 스트레칭 체조를 함께하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었다. 이어 시원한 물소리를 배경으로 복잡한 생각과 괴로움을 내려놓는 명상과 함께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은은한 꽃차의 향을 음미하며 시음하고 자연의 빛깔을 담아내는 손수건을 만들며 오감을 깨우는 힐링 체험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숲에서 심신을 치유한 도너패밀리는 서울랜드 동문 일대에서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홍보 캠페인도 펼쳤다. 유가족들은 가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을 직접 마주하며 기증인들이 남긴 숭고한 사랑과 장기기증의 참된 가치를 전했다.
자연 속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은 유가족들은 저마다 소회를 나눴다. 2009년 3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떠난 아내를 기리며 여전히 집 안 가득 꽃나무를 가꾸고 있는 진언경 씨(만 75세, 남)는 “꽃차를 마시자 생전 꽃을 유난히 좋아했던 아내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라며 “아름다운 가을 숲에서 아내와의 따뜻했던 기억을 품고, 남은 날들을 담담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동생처럼 아끼던 처남을 먼저 보낸 염동호 씨(68세, 남) 역시 “울창한 전나무 숲 한가운데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생전 가까이 지내며 조카들도 살뜰히 보듬던 처남의 얼굴이 떠올랐다.”라며 “처남에게 마음으로나마 안부를 전하고 나니 비로소 마음의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부는 2013년 결성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 ‘도너패밀리’를 중심으로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예우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 건립과 이식인과의 교류 활동,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 및 기증인 유자녀 장학회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도너패밀리와 동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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