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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청소년이 위로받을 곳은?

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청소년의 고통을 교회는 얼마나 알고 있나
교회 예배에 참석한 청소년들 가운데 한 학생이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교회에 출석하면서도 학업과 친구 관계, 진로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표현한 이미지 · 사진 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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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출석 중고생 44% 정신·정서적 어려움 경험…부모 인지 22%, 사역자 37%. 도움받은 학생 중 목회자·교사 평가 84%…문제는 상담 능력 이전에 낮은 접촉률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 10명 중 4명 이상이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지만, 부모와 교회 사역자가 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회가 청소년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논하기에 앞서, 정작 청소년의 현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9월 15일 발표한 주간리포트 「넘버즈」 제350호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등학생의 44%가 최근 2개월 사이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여학생은 51%로 남학생 38%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중학생은 41%, 고등학생은 47%였으며, 가정의 경제 수준이 낮다고 응답한 학생 집단에서는 56%에 달했다.

이 조사는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사단법인 꿈이있는미래가 공동 기획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2026」의 일부다. 지앤컴리서치가 2026년 1~2월 실시한 조사에는 교회 출석 중고생 500명과 학부모 600명, 교회학교 사역자 300명, 교사 435명 등이 참여했다.

청소년의 어려움은 교회 밖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도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국 중·고등학생 5만4,17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남학생 21.7%, 여학생 29.9%였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은 남학생 32.9%, 여학생 50.3%였다.

다만 2025년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보다 남녀 모두 감소했다. 따라서 청소년 정신건강이 해마다 일관되게 악화하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통계에 맞지 않는다.

또한 전국 조사의 우울감 경험률과 교회 청소년 조사의 정신·정서적 어려움 경험률은 질문과 조사 기간이 서로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두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청소년의 정서적 어려움이 사회 전반의 문제이며,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들도 그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회 출석 여부가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려면 동일한 질문과 조건으로 교회 출석자와 비출석자를 비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청소년 44%가 힘들다는데 부모의 인지는 22%

교회 청소년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학생들의 어려움과 어른들의 인식 사이에 나타난 차이다.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학생은 44%였지만, 학생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역자의 응답은 37%, 부모는 22%였다.

이는 학생과 부모, 사역자에게 각각 질문한 결과이므로 동일한 학생의 상태를 부모가 실제로 알아맞혔는지 측정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집단이 인식하는 문제의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시험·입시·진로 부담이 36%, 학업과 성적이 33%, 친구 관계가 31%, 외모와 자존감 문제가 27%였다. 중학생은 친구 관계, 고등학생은 시험과 진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꼽았다.

이는 청소년의 정신적 어려움을 단순히 신앙 부족이나 개인의 의지 문제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업과 관계, 경제적 여건, 자기 인식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반은 혼자 참는다…목회자와 교사의 개입은 14%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 청소년들의 대처 방식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확인된다.

51%는 어려움을 혼자 참고 넘긴다고 답했다. 실제로 도움을 준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23%였다.

도움을 제공한 사람 가운데 학교 친구는 33%였지만, 교회 목회자나 교사가 개입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교회가 정기적으로 청소년을 만나는 공간임에도 실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제공한 비율은 높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 사역자의 도움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목회자나 교사에게 도움을 받은 학생 가운데 84%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조사에서 제시된 상담·도움 제공자 가운데 가장 높은 긍정 평가였다.

그러나 이 수치를 교회 상담의 치료 효과가 전문기관보다 높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경험한 도움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며, 상담 대상과 문제의 심각성, 도움의 내용이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수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개입률은 14%로 낮지만, 도움을 경험한 학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이는 교회가 가진 관계적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지 검토할 근거가 된다.

교회는 다니지만 마음은 아프다…청소년의 고통을 교회는 얼마나 알고 있나
교회 출석 중고생의 44%가 정신적·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지만,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부모는 22%, 사역자는 37%에 그쳤다. 청소년의 어려움과 교회 관계자들의 인식 차이, 주요 고민, 도움 경험 등을 정리한 이미지 · 사진 복음신문

청소년은 관계를 원하고, 사역자는 상담을 생각한다

청소년과 사역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교회 차원의 정신건강 돌봄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학생 66%, 사역자 95%였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묻자 학생들은 친교 활동(25%)과 소그룹 활동(21%)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반면 사역자들은 교사·담당 목회자와의 상담(33%), 교회 내 상담 전문가(30%)를 더 많이 선택했다.

학생들은 부담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관계를 맺는 활동을 선호하는 반면, 사역자들은 상담과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 차이는 교회가 상담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이 운영하느냐보다 청소년이 그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관계와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는 필요하다. 다만 학생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기 전에 상담실부터 찾아가야 하는 구조라면 실제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회 이탈 조사에서도 나타난 어른들의 인식 차이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정신건강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연구의 교회 이탈 조사에서 교회 출석 중고생의 41%가 최근 1년 사이 교회를 떠나는 문제를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담당 학생이나 자녀 가운데 교회 이탈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역자 19%, 교사 18%, 부모 17%였다.

이미 교회를 떠난 학생 200명에게 이탈 이유를 물었을 때는 '예배나 설교가 지루하고 의미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38%로 가장 높았다. 반면 교사와 사역자는 학업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신건강 조사에서는 학생의 어려움을 어른들이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고, 교회 이탈 조사에서는 학생이 교회를 떠나려는 이유를 어른들이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두 조사는 서로 다른 문제를 다루지만 공통된 특징이 있다. 청소년의 실제 경험과 교회 교육을 담당하는 어른들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신적 어려움이 교회 이탈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학생들의 정서적 상태와 신앙적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교회교육의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과 전문기관이 해야 할 일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받고 싶은 대상으로는 가족 48%, 학교 선생님·친구 47%, 교회 목회자·교사·친구 26%, 전문 상담기관 상담사 26%가 제시됐다.

부모들은 자녀의 상담 대상으로 전문기관 상담사(67%)를 가장 많이 희망했다.

청소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교회가 유일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과는 차이가 있다.

교회는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일상적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공동체라는 강점을 갖는다. 반면 정신질환의 진단과 치료, 자해 위험 평가 등은 전문적인 역량과 의료·상담 체계가 필요한 영역이다.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은 이 두 영역을 혼동하지 않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

교사와 사역자는 학생들의 생활 변화와 관계의 어려움을 살피고,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자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해 적절한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개인정보와 상담 내용에 대한 보호, 보호자와의 협력,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교회학교의 성과를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그동안 교회학교의 현실은 학생 수 감소와 예배 참석률, 프로그램 운영 여부를 중심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출석하고 있는 학생들의 상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교회에 계속 출석하는 학생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거나 신앙적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생 수가 유지되더라도 그 안에서 상당수가 어려움을 혼자 견디고 있다면, 출석률만으로 교회교육의 상태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서 확인된 핵심은 교회 청소년 44%가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수치 하나가 아니다.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한 부모와 사역자의 인식이 낮았고, 실제 목회자·교사의 개입은 제한적이었으며, 청소년과 사역자가 선호하는 지원 방식도 달랐다.

반면 교회 관계자에게 도움을 받은 학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이 결과는 한국교회가 이미 가진 관계와 인적 자원을 청소년의 현실에 맞게 활용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다음세대 사역의 성과는 교회에 몇 명이 남아 있는가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청소년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으며 어려울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가를 함께 살펴볼 때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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