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의 정치 관련 설교를 둘러싼 신학적 논란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산하 노회들의 가을 정기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설교 강단에서 정치적 발언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교단이 이를 어떤 신학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신대원 교수회 "성경보다 정치적 판단 앞서"…손 목사 측은 신학적 평가에 반론
서울중부·전라노회, 총회 결의 재검토 청원…충청서부노회는 교수회 보고서 설교 지침 채택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의 정치 관련 설교를 둘러싼 신학적 논란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산하 노회들의 가을 정기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설교 강단에서 정치적 발언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교단이 이를 어떤 신학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고신총회는 지난 12~13일 전국 35개 노회에서 가을 정기노회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서울중부노회와 전라노회는 손 목사 설교에 대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보고서를 '참고하기로' 한 제76회 총회 결의의 철회 또는 재검토를 청원하기로 했다.
논란은 손 목사가 공예배 설교에서 특정 정치인을 강하게 비판하고 정치적 행동을 촉구한 데서 비롯됐다.
대표적으로 손 목사의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라는 제목의 설교가 신학적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 설교에 대해 성경의 '공의와 정의'를 특정 정치인에 대한 정치적 판단과 연결한 것이 적절한지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제75회 고신총회는 서울중부·전라·충청서부노회의 청원에 따라 손 목사의 설교 4편에 대한 신학적 검토를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에 맡겼다.
교수회는 1년간의 연구 끝에 해당 설교들이 내용과 방식, 목적에서 고신총회가 채택한 신앙고백 문서의 설교 이해와 충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수회는 손 목사의 설교에서 성경 본문 자체에 대한 해석보다 정치적 상황과 특정 정치인에 대한 평가가 앞서며, 성경이 정치적 판단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교가 회심과 성화보다 정치적 각성과 행동 촉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손 목사와 보고서에 반대하는 측은 설교 일부만으로 목회자의 설교 전반을 판단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신애국지도자연합 등은 교수회가 설교 평가 기준을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적용했으며, 교회가 사회적 불의와 정치 문제에 대해 성경적 입장을 밝히는 선지자적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난 9월 제76회 고신총회는 교수회 보고서를 교단의 공식 판단으로 채택하지 않고 '참고만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수정안은 찬성 281표, 반대 69표로 통과됐다.
그러나 총회 결정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 7일 고려신학대학원 은퇴 교수와 고신교단 원로 12명은 성명을 발표하고, 정치적 고려가 신앙고백과 신학적 판단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열린 가을 정기노회에서 서울중부노회는 총회 결의 철회 청원안을 무기명 투표로 가결했다. 전라노회도 총회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재론 또는 재검토를 청원하기로 했다.
충청서부노회는 총회 결의를 존중하면서도 교수회 보고서를 바른 설교를 위한 지침으로 채택했다.
경기서부노회에서는 총회 결정에 대한 질의가 제기됐으며, 총회 총대로 참석했던 유영업 목사는 이견이 있더라도 공교회의 질서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특정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찬반을 넘어, 공예배 설교의 본질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목회자가 사회적 불의와 정치 현실을 성경에 비추어 비판할 수 있다는 점과, 설교 강단이 특정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사이에서 고신교단이 어떤 기준을 정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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