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없는 교회 43%, 출석 청소년 41%는 이탈 고민…저출생·신앙 이탈·교육인력 감소가 겹친 한국교회의 미래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표는 전체 교인 수다. 그러나 교회의 미래를 판단하는 데는 현재 몇 명이 출석하는가 못지않게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 교회를 10년 뒤에도 구성할 새로운 세대가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장년 교인 수가 유지되는 교회에서도 교회학교는 먼저 사라질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줄어드는 동안 장년 성도들은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같은 교회를 지킨다. 전체 교인 수의 감소가 본격화하기 전에 연령구조의 불균형이 먼저 진행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학교의 위기는 단순한 교육부서 축소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미래 교인 구성과 지역교회의 존립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지표에 가깝다.
수도권에서도 교회학교 없는 교회 43%
교회학교의 소멸은 농어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2022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서북노회가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 교회 155곳 가운데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비율이 57%였다. 나머지 43%는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지역은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파주 일대였다. 지방소멸이 심각한 농어촌이 아니라 수도권 교회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한 노회 소속 교회들의 조사 결과를 한국교회 전체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회학교가 없는 현상이 일부 인구감소 지역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은 보여준다.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독립적인 교육체계가 없다는 뜻이다. 이는 반드시 그 교회에 어린이가 한 명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교육부서의 운영이 중단되면 새로운 가정이 유입되더라도 연령에 맞는 신앙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교인 감소가 교육체계의 축소를 낳고, 축소된 교육체계가 다시 다음세대 유입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인구는 줄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저출생은 교회학교 감소의 가장 분명한 외부 요인이다.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가 제공하는 교육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수는 2023년 약 533만 명에서 2025년 약 511만 명으로 줄었다. 2년 사이 약 22만 명, 4%가량 감소한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절대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회학교만 과거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특히 젊은 가정이 유출되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인구 변화가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인구 감소는 교회학교 위기의 한 부분만 설명한다.
교회학교 학생 수는 학령인구 감소 외에도 기독교 가정의 자녀 출석률, 청소년의 신앙 유지율, 지역 간 이동, 교회의 교육역량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교회학교 감소를 모두 저출생의 결과로 해석하면 교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탈 현상을 놓치게 된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는 현재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 상당수가 이미 교회를 떠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떠나는 시점은 생각보다 빠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6년 발표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관련 조사에서 현재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생의 41%는 최근 1년 사이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인이 된 뒤의 신앙생활을 예상하는 질문에서는 현재 교회에 계속 출석하겠다는 응답이 49%, 다른 교회로 옮겨 신앙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응답이 13%였다. 반면 교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 수치는 실제 미래 이탈률을 예측한 결과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현재 의향을 측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출석하고 있는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교회와의 관계를 지속할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이미 교회를 떠난 청소년들의 이탈 시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이탈 경험자의 27%는 초등학교 1~3학년, 28%는 초등학교 4~6학년 때 교회를 떠났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시기에 이탈한 비율을 합하면 55%다. 중학교 입학 전후까지 포함하면 이탈은 더욱 이른 시기에 집중됐다.
교회학교의 위기를 흔히 중고등부나 청년부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실제 이탈은 그보다 앞선 단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생과 어른은 이탈의 이유도 다르게 본다
청소년의 이탈 원인을 둘러싼 인식 차이도 확인된다.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이 이탈을 고민한 이유로는 학업 부담이 29%, 예배나 설교가 지루하고 의미가 없다는 응답이 26%였다.
그런데 이미 교회를 떠난 청소년들이 꼽은 결정적인 이탈 이유에서는 예배나 설교가 지루하고 의미가 없었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높았다.
교회 지도자와 부모는 학업 부담이나 또래 관계 등 외부 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이탈 경험자는 교회 안에서 경험한 예배와 교육의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탈 과정에서 교회 공동체의 대응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떠날 당시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는 응답은 74%였고, 교사나 사역자로부터 전화나 방문 등의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67%였다.
이 결과를 모든 교회에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교회학교의 위기를 학생 수의 감소로만 이해해서는 부족하다는 사실은 보여준다.
교회학교가 존재하더라도 청소년이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출석은 유지되다가 어느 시점에 중단될 수 있다. 반대로 학생 수가 적더라도 지속적인 관계와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신앙의 연속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달라질 수 있다.
학생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교회학교 위기의 또 다른 측면은 교육인력의 감소다.
예장통합 통계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교단의 전도사 수는 2014년 7,523명에서 2023년 4,973명으로 약 34% 감소했다. 예장합동에서도 같은 기간 전도사 수가 줄었다.
전도사는 교회 행정과 예배, 심방 등 다양한 업무를 맡지만, 상당수가 교회학교 교육을 담당한다. 전도사 감소가 모두 교회학교 사역자의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음세대 교육을 맡을 전문인력의 공급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관련 조사에서는 전도사들이 사역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사례비 부족을 꼽았다. 조사된 월평균 사례비는 108만 원이었다.
교회학교 학생이 감소하면 교육부서의 예산과 인력이 축소되고, 교육인력이 줄어들면 교육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여기에 젊은 사역자의 진입 감소까지 겹치면 문제는 단순한 교회학교 운영 여부를 넘어 장기적인 목회 인력구조로 확대된다.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와 교회학교가 약한 교회
교회학교 위기를 분석할 때는 두 유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해 독립적인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교회다. 다른 하나는 학생이 있지만 교육인력과 프로그램, 공동체 관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이탈이 발생하는 교회다.
두 유형의 문제는 같지 않다.
전자는 지역 인구구조와 교회 규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개별 교회의 노력만으로 학생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후자는 교육내용과 사역환경,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가정과 교회의 연결 등 교회 내부의 운영방식이 중요한 변수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교회에 동일한 부흥 프로그램이나 교회학교 활성화 정책을 적용한다면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2026년 발표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조사에서도 교사와 사역자, 담임목사는 교회학교 운영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로 가정과 교회의 연계 부족을 지목했다.
이는 교회학교를 하나의 독립된 부서로 운영하는 방식이 학생의 일상과 가정생활까지 충분히 연결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10년 뒤를 예측하려면 무엇을 조사해야 하나
현재 공개되는 교단 통계는 대체로 전체 교인 수와 교회 수, 목회자 수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교회학교 학생 수를 별도로 집계하는 교단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다음세대의 이동과 이탈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10년 뒤 교회의 모습을 보다 정확하게 전망하려면 몇 가지 지표가 함께 필요하다.
교회별 연령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초등부 학생 가운데 몇 명이 중고등부로 이어지는지, 중고등부 학생이 청년부와 장년 공동체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에 어린이와 청소년이 실제로 얼마나 있는지 등을 추적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단순한 출석 인원보다 세대 간 신앙 참여의 지속률이다.
초등부 학생이 100명인 교회와 20명인 교회라도 10년 뒤 남는 청년의 비율은 다를 수 있다. 현재 학생 수만으로는 교육 사역의 성과나 미래의 교인 구성을 충분히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와 학생 수가 감소하는 교회를 지역별·규모별로 구분해야 한다. 수도권 대형교회와 지방 소형교회가 직면한 문제는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마주한 것은 숫자보다 구조의 변화다
교회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어린이 예배가 중단된다는 뜻이 아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유입이 감소하고, 기존 학생의 이탈이 발생하며, 교육인력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교회의 세대구성 자체가 바뀐다.
장년 교인이 오랫동안 교회를 지키는 동안 이러한 변화는 전체 교인 수에 즉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청년층의 축소와 봉사인력 감소, 목회자 수급 문제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 교회학교 학생 수만으로 10년 뒤 교회의 존립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교회의 통합예배, 지역 연합교육, 가정 중심의 신앙교육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고, 교회에 새롭게 유입되는 성인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교회학교가 사라진 교회의 미래를 논의하려면 지금보다 더 정확한 질문이 필요하다.
교회에 어린이가 없는 것인가, 어린이는 있지만 교회에 오지 않는 것인가. 출석하던 학생이 성장하면서 떠나는 것인가, 처음부터 신앙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인가. 교회학교를 운영할 사람이 없는 것인가, 기존의 운영방식이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인가.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는 현재 교인이 얼마나 줄었는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가 얼마나 형성되고 있는가의 문제다.
10년 뒤 교회에 누가 남을 것인지를 판단하려면, 지금 교회의 빈자리를 세는 것보다 그 자리가 어떤 과정에서 비어 가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READER RESPONSE
독자 반응
공감은 로그인 없이도 같은 네트워크에서 한 번만 남길 수 있고, 댓글은 로그인한 회원이 작성합니다. 원본 IP는 저장하지 않습니다. 타인 비방·광고·허위정보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의견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