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복음주의협회 회장·가톨릭주교회의 이민위원장 공동 발표
국경 관리 필요성 인정하면서도 무차별 단속과 가족 해체 우려… 의회에 제도 개선 촉구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와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이 이민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속에서 가족 보호와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복음주의협회(NAE) 월터 김 회장과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 이민위원회 브렌던 케이힐 위원장은 지난 13일 '이민 논쟁에서 기독교적 연민과 지혜를 위한 호소'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지도자는 교리적 차이가 있지만 이민자와 그 가족의 존엄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앙적 책임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성명에서 국가가 국경을 관리하고 합리적인 이민법을 집행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법 집행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가족이 분리되거나 장기간 거주한 이민자들이 적법한 절차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폭력 범죄와 관계없는 이민자, 어린이와 가족에 대한 구금을 최소화하고 구금시설 내 종교활동과 법률 조력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지도자는 미국 의회에 장기 거주 이민자들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경로를 확대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단순히 이민 단속을 반대하는 내용은 아니다.
국경의 안전한 관리와 법 집행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속의 비례성과 가족 보호, 적법절차 보장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명은 미국 내 기독교인 약 12명 가운데 1명이 법적 체류 자격 상실 위험에 놓여 있거나 그러한 위험을 가진 사람과 같은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추정치도 인용했다.
다만 이 수치는 이번 성명을 위해 새롭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기존 연구에 근거한 추정치다.
이번 공동성명은 지난 3월 출범한 복음주의·가톨릭 이민대화협의체의 활동 결과물이다.
미국가톨릭주교회의는 이번 성명이 양측의 고위 지도자들이 이민 문제에 관해 공동으로 발표한 첫 성명이라고 설명했다.
성명 발표가 미국 정부의 이민정책 변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양측 지도자의 공동 입장과 제도 개선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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