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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대칭 전쟁, 한반도는 안전한가

▲2026년 3월 11일 진영승 합참의장이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 CP-TANGO를 방문해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26)’ 연습 진행 상황과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주한미군 제공(DVIDS)>
▲2026년 3월 11일 진영승 합참의장이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 CP-TANGO를 방문해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26)’ 연습 진행 상황과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주한미군 제공(DVIDS)> · 사진 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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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공격이 국가 산업 멈출 위험 인식해야 … 하나님 가르치신 국가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책임 다해야 할 때(느 4:17. 미 6: 8. 예 29:7)

북한의 최근 군사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매설과 군사분계선 침범, 접경지역 장사포 전개, 탄도미사일 발사, 자폭형 무인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군사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겨냥한 사이버 침투, 가상자산 탈취, 기술정보 절취가 더해지면서 북한의 위협은 전통적인 군사적 충돌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 움직임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지만 군사력 강화와 체제 유지라는 공통의 전략적 목적에 기여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최상위 억제수단으로 유지하면서 장사포와 미사일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드론과 사이버전 등 비대칭 수단으로 상대의 취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경제력과 첨단기술에서 열세에 있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강대국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단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대사회에서는 군사시설을 파괴하지 않고도 국가의 핵심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전력망과 통신망, 금융결제 시스템, 물류와 교통, 의료기관과 산업 생산시설이 공격받는다면 피해는 정보 유출이나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의 위협을 평가할 때 이제는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지만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 국가의 기능을 교란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에서 현실이 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북한의 비대칭 전력 가운데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분야는 사이버전이다. 그 위험은 이미 실제 사건으로 나타나고 있다. 10월 29일에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됐으며, 31일 FBI가 북한 연계 조직을 지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2월에도 세계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약 15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탈취된 자산은 여러 지갑과 블록체인으로 분산되면서 자금세탁이 시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 탈취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기업 내부 시스템에 대한 침투 방식이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 연계 IT 인력들이 미국인의 신분을 도용해 미국 기업에 원격 근무자로 취업하고, 기업이 지급한 급여를 북한 관련 계좌로 이전하는 사건들을 수사해 왔다. 이들은 미국 내 협력자가 관리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실제 근무지가 미국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이는 외부에서 보안망을 공격하는 방식뿐 아니라 정상적인 직원으로 위장해 기업의 보안체계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내부에 접근한 인력이 민감한 기술정보를 탈취하거나 이를 금전적 협박에 이용할 위험도 있다. 의료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실제로 발생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북한 정찰총국 연계 해커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병원과 의료 관련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에 랜섬웨어를 침투시켜 의료기록과 검사 관련 파일을 암호화하고 금전을 요구한 사건을 수사했다. 미국 법무부는 2024년 관련 북한 국적자를 기소했다. 병원의 진료정보와 검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환자 치료와 의료서비스의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이버 공격이 금융 피해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6년 9월 호주 사이버보안센터 등이 공개한 국제 공동 보안권고문에 따르면 북한 연계 조직 워터플럼(WaterPlum)은 가짜 채용 공고와 기술면접, 악성 프로그램이 포함된 코딩 과제 등을 이용해 세계 여러 나라의 IT 전문가와 기업을 공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사이버 활동은 단순한 기술적 침입에서 신분 위장, 사회공학적 기법, 내부망 접근, 금융자산 탈취와 자금세탁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총성 없는 공격이 국가 산업을 멈출 수 있는가

현대 산업은 생산설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발전소는 디지털 제어체계로 운영되고, 반도체 공장은 정밀한 자동화 시스템에 의존하며, 항만과 물류센터는 정보망으로 연결된다. 은행의 결제 시스템과 병원의 의료정보 시스템, 항공·철도 관제 역시 디지털 인프라 없이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 이러한 시설의 정보망과 산업제어시스템이 공격받으면 생산 중단과 서비스 장애, 공급망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특정 핵심시설의 운영 장애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전력 공급의 중단은 제조업과 통신, 교통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결제 시스템의 장애는 기업과 소비자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사이버 공격의 또 다른 문제는 공격자를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러 국가의 서버와 탈취한 계정, 위장된 신분을 거쳐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어 배후를 규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군사적 대응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법적·외교적 판단이 복잡해진다. 따라서 사이버 방어는 정보기술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경제와 산업,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보정책의 핵심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사이버 범죄는 어떻게 북한 체제의 자금이 되는가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단순한 해커 집단의 범죄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국가 차원의 조직적 운영과 외화 확보 문제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공개된 북한 가상자산 위협 분석보고서는 2016년부터 2026년 초까지, 이번 바이낸스 탈취 사건을 제외하고도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가상자산 탈취 규모를 약 67억5천만 달러로 추산했다. 북한의 사이버 범죄가 국제 금융시장에 상당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제재 당국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수익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기여한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국제 제재로 정상적인 금융거래와 첨단기술 조달이 제한된 북한에 가상자산 탈취와 불법 IT 인력 운영은 외화를 확보하는 우회 통로가 될 수 있다. 특히 국제 범죄를 통해 확보한 수익이 군사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국제 안보 문제로 다뤄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북한 체제는 무엇을 얻고, 주민들은 무엇을 잃는가

북한 정권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외부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는 억제수단이자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자산으로 여긴다. 군사력 과시는 국내적으로 지도자의 권위를 강화하고 외부의 위협을 강조함으로써 주민 통제를 정당화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사이버 범죄는 여기에 경제적 수익이라는 또 다른 이익을 제공한다. 국제 제재를 우회해 확보한 외화는 군사개발과 체제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에는 북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비용도 존재한다. 국제적인 사이버 범죄와 무기 개발이 반복될수록 금융 감시와 제재가 강화되고, 정상적인 경제교류를 회복할 가능성은 좁아진다. 북한 경제의 어려움을 모두 군사정책과 국제 제재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경제 운영체계의 비효율성, 대외교역 제한, 자연재해와 식량 생산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군사·범죄 활동이 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의 기술 역량이 어디에 사용되는가에 있다. 정보기술과 인공지능은 의료, 교육, 농업, 산업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런데 이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보다 범죄수익 확보와 군사적 공격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기술 발전이 국민의 복지로 이어지기 어렵다. 북한의 군사기술 발전을 평가할 때 이 두 가지를 구별해야 하는 이유다.

북러 군사협력과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

특히 북러 군사협력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최근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은 최근의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 내부의 문제로만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하면서 군사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드론과 전자전, 포병전, 정찰과 정밀타격이 결합된 현대전의 양상을 직접 실전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유럽의 전쟁에 투입된 북한의 무기와 병력이 동북아 군사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고, 북한에 제공되는 경제적·기술적 지원은 국제 제재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 일본의 방위력 강화, 대만해협의 긴장까지 더해지면 한반도는 동북아 전체의 군사적 경쟁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다. 북한·중국·러시아가 모든 사안에서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진 하나의 군사동맹처럼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 없다. 중국은 한반도의 불안정이 자국 경제와 안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러시아 역시 북한과의 협력을 자국의 전략적 필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한국의 외교는 이러한 국가 간 이해관계의 차이를 활용하면서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 경쟁의 종속변수로만 취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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