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도의 날 30주년…오픈도어 2026 보고서, 신앙 관련 살해 4,849명·강제이주 20만 명 이상 집계
전 세계 기독교인 약 7명 가운데 1명이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에 직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세계교회가 박해받는 성도들을 위한 연합기도에 나섰다.
11월 1일과 8일 진행되는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International Day of Prayer for the Persecuted Church·IDOP)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1996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종교자유 관련 기도운동에서 발전한 이 행사는 세계 각국의 교회들이 종교적 박해를 겪는 기독교인들의 현실을 알리고 기도와 지원에 참여하도록 하는 국제 연합운동이다.
올해 주제는 '우리의 고난을 알고 있습니까?'다.
한국순교자의소리와 한국오픈도어선교회도 한국교회에 기도운동 참여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박해로 인한 사망 4,849명, 강제이주 20만 명 이상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6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억 8,890만 명의 기독교인이 높은 수준의 박해에 직면한 것으로 추산됐다.
조사 기간은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다.
이 기간 신앙과 관련해 살해된 기독교인은 4,849명으로 집계됐다. 이전 조사 기간의 4,476명보다 373명 증가한 수치다.
신앙 관련 이유로 집을 떠나거나 국내에서 숨어 지내거나 국외로 떠나도록 강요받은 기독교인은 20만 1,427명으로, 이전 조사 기간의 18만 3,709명보다 증가했다.
신앙과 관련해 재판 없이 구금되거나 체포·선고·투옥된 기독교인은 4,712명, 납치된 기독교인은 3,302명으로 집계됐다.
교회와 기독교 관련 공공시설에 대한 공격은 3,632건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박해가 단순한 종교활동 제한을 넘어 생명과 신체의 안전, 주거와 생계, 가족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오픈도어의 박해지수는 현장 사역자와 전문가, 지역별 자료를 활용한 조사 결과다.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방식의 공적 통계가 생산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발생한 모든 피해를 완전히 집계한 수치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박해지수 1위…지역별 박해 양상은 달라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에서 북한은 가장 높은 박해 수준을 보이는 국가로 평가됐다. 소말리아와 예멘, 수단, 에리트레아, 시리아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국가별 박해의 원인과 방식은 서로 다르다.
북한에서는 국가의 종교활동 통제와 비공식 신앙활동에 대한 처벌 위험이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무장세력의 공격과 내전, 지역사회 갈등이 기독교인의 생존과 종교활동을 위협한다.
중동 일부 국가에서는 개종에 대한 법적·사회적 제약과 가족 및 지역사회에서의 배척이 문제가 된다.
이처럼 박해의 양상이 다른 만큼 국가별 상황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종교적 박해와 내전, 정치적 폭력이 동시에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피해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개종 이후 가족과 공동체에서 고립되는 신자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올해 세계 기도의 날을 맞아 아라비아반도에서 이슬람교를 떠나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뒤 가족의 반대와 배척을 경험한 바삼이라는 남성의 이야기가 담겼다.
한국순교자의소리에 따르면 그는 개종 이후 아내와의 관계가 끊어지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게 됐으며, 자녀들과의 만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례는 종교적 박해가 반드시 국가의 공식적인 처벌이나 무장세력의 폭력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개종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강한 지역에서는 가족관계와 생계, 거주환경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사례는 선교단체가 제공한 당사자 증언에 근거하며, 해당 국가의 모든 개종자에게 동일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기도운동에서 실제 지원으로
세계 기도의 날은 1994년 이란의 하이크 호브세피안 메흐르 주교 피살 사건 이후 전개된 국제적인 종교자유 기도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기독교 개종을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메흐디 디바즈 목사의 석방을 위해 활동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국제 기독교계가 종교적 박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세계 기도의 날을 맞아 국제기독연대(ICC)는 교회와 소그룹,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도자료를 제공하고 박해받는 성도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와 한국오픈도어선교회도 국가별 기도제목과 영상, 성경공부 자료 등을 제공하며 한국교회의 참여를 요청했다.
박해받는 교회에 대한 지원은 종교활동의 자유를 옹호하는 일뿐 아니라 피해자의 안전과 생활 회복, 신앙자료 접근성,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지원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에서 확인된 피해 규모는 세계교회가 마주한 종교자유 문제의 현실을 보여준다. 세계 기도의 날을 계기로 이러한 통계가 구체적인 국가별 상황과 피해자 지원 활동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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