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30년째 한 교회를 섬긴 목회자를 만났다.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30년째 한 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 목사(62). 성도 30명 남짓의 작은 교회지만, 그의 사역은 마을 전체의 이야기가 됐다. 폭우로 마을이 고립됐을 때 교회를 대피소로 연 사람, 독거노인의 병원 동행을 10년째 이어가는 사람. 그를 지난주 교회 사택에서 만났다.
Q. 이 교회에 부임한 것이 30년 전이라고 들었습니다.
A. 그렇습니다. 30대 중반이었어요. 처음 와보니 성도가 열두 분이었습니다. 다들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들이었죠. 솔직히 3년만 있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30년이 지났네요.
Q.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습니까.
A. 10년쯤 됐을 때입니다. 열심히 해도 교회는 커지지 않고, 마을 인구는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사역의 의미를 심각하게 물었던 시기입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성장이 목표가 아니라 남아 있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는 것을요. 마지막 한 분이 남을 때까지 곁에 있는 것, 그게 시골 교회 목회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Q. 마을 사역으로 유명해졌는데, 계기가 있습니까.
A. 15년 전 폭우로 마을 다리가 끊긴 적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갈 곳이 없어 교회로 오셨어요. 사흘 동안 교회에서 자고 드셨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건물은 교인만의 것이 아니구나. 그 후로 마을회관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경로잔치, 무료 이발, 병원 동행까지 하다 보니 어느새 마을의 일이 교회의 일이 됐습니다.
Q. 도시 교회 목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겸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큰 교회만 성공한 교회가 아닙니다. 오래 남아서 신뢰를 쌓는 교회도 귀한 교회입니다. 숫자로 평가받지 않는 사역의 자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A. 이 교회가 저 이후에도 마을의 등불로 남는 것입니다. 후임자를 구하는 것이 요즘의 기도 제목입니다. 그리고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어르신들 병원 모시고 다니는 일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아 있는 것도 부르심"이라고 말했다. 30년을 한자리에서 보낸 목회자의 말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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