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서울 노크교회·뉴송교회 현장 조명 예배 형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관계와 공동체…청년을 출석자가 아닌 신앙의 주체로
서울 영등포의 한 건물.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카페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찬양하는 예배 공간이 나타난다.
목회자는 정장 대신 편안한 옷차림으로 청중과 눈을 맞추며 말씀을 전한다. 예배에 참여한 사람들은 설교자의 질문에 반응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서울 영등포구 노크교회의 예배 모습이다.
미국 기독교 전문매체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는 지난 23일 한국교회 청년들의 이탈 문제를 조명하면서 노크교회와 홍대 뉴송교회가 시도하는 새로운 목회 방식을 소개했다.
두 교회는 예배 공간과 형식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청년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신앙을 일상의 삶으로 연결하려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를 다시 묻다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다음세대 감소를 주요 과제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청년들의 교회 이탈을 단순히 신앙심 부족이나 세속문화의 영향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2026년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등을 인용해 청년들이 교회에서 충분한 관계와 소속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교회를 떠난 청소년들 가운데 상당수는 교회 안에서 자신의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못지않게 누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회 출석이 곧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배에 참석하더라도 자신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면 청년들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감각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노크교회, 예배 참석자를 삶을 나누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노크교회의 박찬열 목사는 청년들이 기존 교회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금지와 규칙을 강조하는 신앙교육을 지적했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가르치는 데 집중하면서 정작 왜 믿어야 하는지, 신앙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크교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청년들이 자신의 질문을 가지고 신앙을 탐색하도록 돕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 안의 소그룹은 '크루'라고 부른다.
이 모임에서는 성경공부와 기도뿐 아니라 달리기와 축구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운동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다. 청년들이 주일예배 시간 외에도 서로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며 삶을 나누는 데 있다.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이 신앙을 자신의 삶과 분리된 활동으로 여기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 인터뷰한 30세 청년 박지원 씨는 노크교회에서 다양한 세대의 신앙인들과 관계를 맺으며 소속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결혼과 가정생활 등 서로 다른 삶의 단계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관계는 청년들에게 신앙을 추상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실제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뉴송교회, 홍대 클럽에서 시작한 예배
서울 홍대의 뉴송교회는 2013년 지하 클럽 공간을 빌려 예배를 드리며 출발했다.
술집과 공연장 등 청년문화가 밀집한 지역 한가운데에서 예배를 시작한 것이다.
전통적인 교회 건물이 아닌 공간에서 예배를 드린 것은 교회가 청년들의 문화적 환경과 가까워지려는 시도였다.
뉴송교회 남빈 목사는 청년들의 교회 이탈을 단순한 숫자의 감소가 아니라 세대 간 신앙 전승의 문제로 바라본다.
부모 세대의 믿음이 자녀 세대의 개인적인 신앙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뉴송교회는 청년들이 교회에 들어오기 전에 갖고 있던 생활방식만으로 그들을 판단하기보다 먼저 복음을 접하고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가 추구하는 신앙적 가치와 기준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앙의 변화를 외부에서 강요하기보다 복음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삶을 돌아보도록 돕는 방식이다.
뉴송교회는 올해 기존 장소 인근의 더 넓은 공간으로 이전했다.
또한 소그룹과 제자훈련을 사역의 중심에 두고, 교역자뿐 아니라 평신도 리더들이 공동체 구성원들을 돌보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목회
두 교회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청년들의 생활환경에도 대응하고 있다.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하고, 새벽기도와 소그룹 활동에도 디지털 환경을 활용한다.
학업과 취업 준비, 직장생활로 일정이 불규칙한 청년들에게 온라인 참여는 공동체와의 연결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참여만으로 깊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을 통해 교회와 접촉한 청년들이 실제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디지털 기술은 만남의 문턱을 낮출 수 있지만, 공동체의 신뢰와 돌봄은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예배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노크교회와 뉴송교회의 사례를 모든 교회가 그대로 따라야 하는 모델로 볼 필요는 없다.
전통적인 예배 형식과 교회 건물이 청년들의 신앙 형성을 방해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실제로 기존 교회에서도 세대 간 멘토링과 제자훈련, 소그룹 돌봄을 통해 청년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사례들이 있다.
두 교회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형식 자체보다 청년들을 대하는 태도다.
청년들을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질문을 가지고 신앙을 탐색하며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감당하는 사람으로 존중한다는 점이다.
또한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다른 세대와 연결되고,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관계 중심의 목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회복을 이야기할 때 청년들에게 무엇을 더 제공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청년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배의 형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말씀과 기도, 공동체의 사랑과 제자훈련이라는 교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노크교회와 뉴송교회의 사례는 그 본질을 오늘의 청년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실천적 응답이다.
청년들이 교회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데서 나아가 교회가 먼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일. 다음세대 회복은 바로 그 만남에서 시작될 수 있다.
READER RESPONSE
독자 반응
공감은 로그인 없이도 같은 네트워크에서 한 번만 남길 수 있고, 댓글은 로그인한 회원이 작성합니다. 원본 IP는 저장하지 않습니다. 타인 비방·광고·허위정보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의견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