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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있는데 성도가 없다…농어촌교회의 현실

목회자는 있는데 성도가 없다…농어촌교회의 현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존립의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교회. 지역 인구구조의 변화와 교회 재정의 양극화는 농어촌 목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 사진 복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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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고령화·재정 양극화가 겹친 농어촌교회…목회자의 생계 문제 넘어 지역사회 기반의 변화로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는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도시의 대형교회가 교인 감소와 다음세대 이탈을 고민하는 동안, 농어촌의 작은 교회들은 예배 공동체의 존속 자체를 걱정하고 있다. 교인은 고령화되고 젊은 주민은 떠나며, 목회자의 생활을 유지할 재정적 기반마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교회가 전도를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농어촌 인구구조의 변화와 지역경제의 쇠퇴, 교회 내부의 재정 양극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농어촌교회 절반 이상, 목회자 사례비 월 150만 원 미만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2년 5월 31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농어촌교회 현황」에 따르면 농어촌교회의 52%는 설립된 지 50년 이상 된 교회였다. 반면 설립 10년 이내 교회는 5%에 불과했다.

목회자 고령화도 두드러졌다. 농어촌교회 목회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46%였으며, 40대는 11%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전국 교회 목회자의 60대 이상 비율은 37%였다. 농어촌교회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적 여건은 더욱 열악했다. 농어촌 목회자의 54%가 월 150만 원 미만의 사례비를 받았고, 사례비가 없거나 월 99만 원 이하인 경우도 39%에 달했다. 목회자의 47%는 사례비가 실제 생활비보다 적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2022년 조사 결과이므로 현재 농어촌교회의 재정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농어촌교회가 오래전부터 겪어온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헌금 감소보다 심각한 재정 양극화

2026년 1월 27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넘버즈 321호」는 한국교회 재정의 또 다른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6」의 헌금 실태 조사에서 출석 교인 500명 이상 중대형교회는 헌금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8%에 달했다. 반면 29명 이하 소형교회에서는 헌금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44%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교회 전체의 재정이 일률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규모에 따라 재정 여건이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어촌교회는 여기에 지역 인구 감소라는 조건까지 겹친다. 교인이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새롭게 교회에 들어올 주민 자체가 감소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의 전도와 교회 성장 방식만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농어촌교회는 예배당 유지비, 난방비, 시설 보수비 등 교인 수와 관계없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 교인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건물 관리비나 기본 운영비가 절반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사라지면 지역에서 무엇이 함께 사라지는가

농어촌교회의 역할을 교인 수와 헌금 규모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오래된 농촌교회는 지역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왔다. 마을의 경조사를 함께하고, 홀로 사는 노인을 방문하며,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왔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주민과도 오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농어촌교회의 폐쇄는 종교시설 하나가 사라지는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가 유지해 온 관계망의 축소와도 연결될 수 있다. 물론 모든 농어촌교회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며, 그 사회적 기여는 실제 사례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농어촌교회의 존속 문제를 단순히 개별 교회의 생존 문제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별 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

농어촌교회를 지원하는 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교단과 도시교회가 농어촌교회에 재정을 지원하거나 단기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됐다.

그러나 지역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개별 교회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동 사역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접 교회들이 교육과 돌봄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거나,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인력과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제도적 논의 역시 단순히 생활비 부족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목회 형태를 모색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교단 차원에서는 농어촌교회의 실제 교인 수, 목회자 연령, 재정 상황, 향후 목회 승계 가능성 등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러한 기초자료가 없다면 지원 정책은 일시적인 재정 보조에 머물기 쉽다.

농어촌교회의 위기는 한국교회 전체가 겪는 변화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한국 사회의 지역 불균형과 고령화, 종교 공동체의 재정 구조라는 더 넓은 문제가 함께 놓여 있다.

앞으로 농어촌교회가 어떤 형태로 유지되고 변화할 것인지는 교회 내부의 노력뿐 아니라 교단의 정책과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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