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출석 중고생 55%가 모태신앙, 복음 확신은 53%…가정의 신앙 전승과 개인의 신앙 형성 사이
부모를 따라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다고 해서 반드시 부모와 같은 신앙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 출석은 가족의 생활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신앙의 의미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과정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문제도 이제 교회학교 학생 수의 감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 그 믿음이 어떤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태신앙은 55%, 복음에 대한 확신은 53%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사단법인 꿈이있는미래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2026」 조사는 학생과 부모, 교사, 사역자 등 7개 집단 총 3,308명을 대상으로 다음세대의 신앙과 교회생활을 분석했다.
2026년 8월 18일 발표된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즈 346호」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생의 55%가 태어날 때부터 교회에 다닌 모태신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죄 사함 등 기독교 복음에 대해 확신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3%였다.
두 수치는 조사 대상의 서로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므로 모태신앙 학생 가운데 절반만 복음을 믿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교회 출석의 역사와 개인의 신앙적 확신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교회학교의 성과를 출석 인원이나 등록 기간으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부모와의 관계가 신앙 형성에 미치는 영향
같은 조사에서 부모와의 관계가 친밀한 청소년은 복음에 대한 확신 비율이 59%였으며, 가정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청소년은 75%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 경험과 청소년의 신앙 확신 사이에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가정예배 자체가 신앙 확신을 높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미 신앙에 적극적인 가정일수록 가정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신앙교육이 주일 한두 시간의 교회학교 수업만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정에서 경험하는 부모와의 관계, 신앙에 관한 대화, 일상생활 속 가치관이 청소년의 종교적 인식과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신앙교육의 책임을 부모에게만 돌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비기독교 가정에서 혼자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이나 가정환경상 종교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교회는 어떤 경험의 공간인가
교회 출석 중고생의 64%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 이유로는 친구가 41%, 목사·전도사가 36%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불만족 이유에서도 교회 프로그램과 활동이 43%, 목사·전도사가 27%로 주요 요인에 포함됐다.
이는 청소년이 교회를 평가할 때 교리나 교육 내용뿐 아니라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앙 성장에 도움이 된 경험으로는 여름·겨울 수련회가 42%, 찬양이 39%, 설교가 28%로 나타났다. 이는 1·2순위 응답을 합산한 결과다.
수련회와 찬양은 단순한 종교교육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또래와 함께 참여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신앙을 경험하는 활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청소년의 신앙 형성이 지식 전달뿐 아니라 공동체적 경험과도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신앙교육의 주체는 누구인가
조사에서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이고 교회는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 동의한 비율은 교회학교 사역자 84%, 담임목사 62%, 교사 55%, 부모 51%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신앙교육을 둘러싼 책임 인식이 집단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회는 가정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실제 부모들은 교회에 더 많은 교육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교회학교는 제한된 시간과 인력 안에서 신앙교육의 상당 부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러한 차이는 가정과 교회가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어떤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 충분히 협의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부모의 종교에서 자신의 신앙으로
종교사회학에서 세대 간 종교 전승은 부모의 종교가 자녀에게 그대로 복제되는 과정으로만 이해되지 않는다. 가정환경과 종교적 사회화가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 성장 과정에서의 선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학교와 온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종교관을 접한다. 부모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자녀가 동일한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렇다면 교회학교가 살펴야 할 것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학생이 출석하는가를 넘어, 학생들이 기독교 신앙을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청소년이 부모의 신앙을 이어받을 수도 있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교회의 교육적 과제는 그 선택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내용과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위기는 숫자의 감소와 함께 신앙 전승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교회학교가 앞으로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 변화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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